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맞벌이 부부들의 고충을 토로하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개학이 연기될 때부터 시작한 이들의 고민은 개학 이후까지 이어지게 됐다.
교육부는 최근 9일 고3학생을 시작으로 순차적인 개학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방식은 온라인개학. 교사와 학생이 원격으로 수업하는 것으로 수업을 들어야 한다는 걸 제외하면 개학 전과 다름없이 아이들은 집에 머물러야 한다.
최근 취재를 위해 학부모들을 만나보니 맞벌이 부부들의 고충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일부는 퇴사를 고민하는 정도다. 이유를 물으니 온라인수업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에 대한 걱정이 먼저 나온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은 온라인 수업을 켤 줄 조차 몰라 학부모 손길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뿐만 아니라 아이의 식사 등 집에서 누군가 함께 돌봐주지 않는 이상 더 어려워졌다는 게 학부모들 반응이다.
교육부가 2주씩 2번에 걸쳐 개학을 연기했을 당시에도 아이를 돌봐줄 사람은 없는데, 맞벌이는 해야하니 울며겨자먹기로 번갈아가며 휴가를 쓴다는 어느 부부가 있었다. 정부가 활용하라고 한 ‘가족돌봄휴가’는 무급휴가라 맞벌이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이들에겐 사실상 그림의 떡에 불과하지만, 대책은 없었다.
순차적인 온라인 개학, 즉 아이들은 집에 있고 수업만 온라인으로 하는 방식을 택한 지금도 마찬가지다. 조사를 통해 맞벌이부부에 한해서라도 회사에서 유급휴가를 줄 수 있도록 강제하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여전히 정부의 입장은 ‘휴가 쓰겠다고 하면 잘 주고, 가족돌봄 휴가도 이용하세요’ 정도의 권고, 딱 그 수준에 그치니 회사에 휴가를 내는 것조차 눈치를 봐야하는 실정이다.
언젠가 초등학생 대상 돌봄교실 앞에서 만난 학부모는 눈물을 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저기 보세요. 다른 애들은 집에서 돌봐주는데, 우리가 가난해 내 애가 저기서 시간을 보내야 해요.” 사상 초유의 사태, 처음 겪는 바이러스의 공습에 우왕좌왕 할 수는 있다.
하지만 3개월째 지속하는 지금의 상황 속에서는 맞벌이 부부에 대해 희망한다면 권고 수준이 아닌 강력한 휴가 지원책도 필요하지 않을까.
인천본사 김경희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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