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2015년 중동호흡기 증후군(메르스), 2019년 코로나19 등 2000년 이후 4~5년 주기로 신종 감염병이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교통수단의 발달로 지역과 국가의 경계가 무의미해져 감염병의 위험성은 커질 수밖에 없고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 모든 사회 구성원이 함께 고민하고 대처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 1월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하자 정부는 국내 유입과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인천공항 검역 강화, 우한시 입국자에 대한 전수조사, 선별 진료소를 운영, 각 소방관서 전담 구급대 운영 등 다양한 대응 정책을 펼쳤다. 또 민간에선 아산, 진천, 이천이 ‘환영연대’로 우한 교민을 품었다. 일부 건물주는 소상공인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임대료를 인하하고 의료계를 포함한 각계각층의 봉사와 기부의 손길도 이어졌다.
한 달간 노력으로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으며 진정되는 듯했으나 2월 18일부터 대구 신천지 교회를 통한 전파가 지역사회로 걷잡을 수 없게 퍼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일일 최대 확진자 수가 500여 명을 넘으며 전국 각지에서 확진자가 속출했다. 또, 사상 초유로 초ㆍ중ㆍ고교와 대학의 개학 연기가 결정됐으며 한국발 입국을 제한한 국가도 140여 곳에 달했다.
신천지 발 코로나19 확산이 40여 일 지난 현재 피해가 큰 대구ㆍ경북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으며 전국 각지에서 의료봉사 인력과 119구급차량이 모였다. 또 국민은 ‘힘내라 대구ㆍ경북’이란 문구 아래 릴레이 응원 영상과 온정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이 같은 정부와 국민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일일 확진자는 100여 명으로 다시 감소했으나 아직은 코로나19극복을 위한 모두의 배려와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코로나 억제를 위해 3월 22일부터 2주간 종교, 실내체육시설, 유흥시설의 운영중단을 권고하고 모임, 여행 등 불필요한 이동을 최대한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정부의 권고를 무시한 예배 활동으로 소규모 집단감염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역학조사를 거부하거나 대구 거주 사실을 숨겨 의료기관 내 감염이 발생하는 사례와 무리한 여행으로 지역사회에 피해를 끼치는 경우도 있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 속도가 심상치 않은 중에도 다수의 외신에선 우리나라의 대처능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신속ㆍ정확한 진단기술을 바탕으로 단시간에 감염자를 파악하고 격리 조치해 확진자가 늘어나는 시기를 통제하는 데 성공한 것이 그 이유다.
이는 정부와 국민이 적극적으로 협력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정부는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방역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고 국민 개개인도 정부의 대응을 믿고 적극 협조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등 행동수칙을 철저히 지켜나갈 때 코로나19는 종식될 수 있을 것이다.
119구급대원의 경우 코로나19 확진 등 여부와 관계없이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감염방지를 위해 보호복을 착용하고 출동하고 있으니 가정이나 직장에서 보더라도 놀라지 않도록 당부드리며 글을 마치고자 한다.
조선덕 의왕소방서 소방행정과 소방위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