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다시 ‘기본수칙’을 지켜주십시오!” 박남춘 인천시장이 지난 1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이다.
이날은 인천의 코로나19 32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날이기도 하다. 이 확진자는 약국과 병원 등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
이 때문에 박 시장은 시민들에게 기본수칙, 즉 코로나19 증상이 나오면 집에서 격리하며 1339나 보건소를 통해 전화 상담을 하고 선별진료소로 방문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하지만 정작 이 확진자는 보건소가 검체 검사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발열·설사·오한·근육통 등의 증상을 호소했지만, 해열제를 먹은 탓에 발열 증상이 없자 검사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처럼 검역 당국이 ‘과잉 대응’을 하지 않은 탓은 하지 않고, 애꿎은 시민에게 기본수칙을 지키라고 ‘과잉 대응’한 셈이다. 많은 시민이 기본 수칙을 지키려 애쓰고 있다.
얼마 전 한 확진자는 무려 18층 계단을 계단으로 다녔고, 또 한 확진자는 집에서 자체적으로 격리하면서 자신의 동선까지 꼼꼼히 기록해두기도 했다.
일선 보건소 의료진 등 검역 당국이 코로나19 장기화로 현장에서 얼마나 고생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초심을 잃어서는 안 된다. 불과 1개월 전에 우리 모두 ‘과잉 대응’을 외치지 않았던가. 만약 조금이라도 코로나19가 의심스러울 때 검체 검사하고 자가 격리를 권하면, 대다수 시민은 이 권고를 지킬 것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모든 공직자는 물론, 시민도 힘들고 점점 지쳐간다. 시민의 안전은 공직자들이 지켜줘야 한다. 물론 기본 수칙을 어기는 시민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시민을 탓하진 말았으면 한다.
“코로나19, 시민의 힘으로 이겨낼 수 있습니다”라는 말처럼.
이민우 인천본사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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