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마스크 벗고, 투표 하기를 희망하며

코로나19가 전국에 확산된 요즘 매일 아침 출근하다 보면 국회의원 예비후보자들이 장갑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시민들에게 출근인사를 하거나 손 세정제를 뿌리고 악수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선거의 계절에 바이러스로 인해 새로운 선거운동 광경이 펼쳐진 듯하다.

예비후보자들은 유권자들에게 큰소리를 내어 자신을 소개하지만, 대다수의 유권자들은 후보자들에게 무관심하거나 냉담한 반응을 보이며 정치인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려 하지 않는 것 같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각 정당과 후보자들은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국민은 정치·선거 관련 뉴스보다 코로나19 감염예방, 보건·의료 뉴스에 더 귀를 기울이고 있어 아쉽기만 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선 국민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지만, 이제 곧 국회의원선거가 있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특히 이번 국회의원선거는 ‘18세 선거권 연령 하향’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적용돼 치러지는 첫 선거인만큼 더욱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겠다.

이번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는 우선 선거권 연령이 18세로 낮아져 2002년 4월16일 이전에 태어난 청소년 유권자, 일명 ‘교복 입은 유권자’가 처음으로 등장하게 돼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됐다. 이 젊은 유권자들이 선거 전반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기대가 되면서도 학교의 정치화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선거권 하향이 시대의 흐름이고 선거를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하기 위한 필수단계라고 본다면 한번은 겪어야 할 성장통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선거관리위원회는 학생들의 적극적인 선거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선거교육콘텐츠를 개발하는 한편,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유형의 위반행위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지역구에서 얻은 의석수가 정당 득표율에 미치지 못할 경우 비례대표 의석으로 정당 득표율에 맞는 의석을 분배하는 구조로 기존 방식보다는 정당 지지도를 중시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돼 왔던 사표 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면서도 역대 어느 선거보다도 수많은 정당이 난립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청소년 유권자의 등장으로 유권자의 수가 다소 늘어나고, 다수의 정당이 참여하는 선거인 동시에 미디어 환경도 더욱 다양해져 정보의 홍수 속에서 유권자의 선택에 어려움이 따르는 선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럴 때일수록 유권자인 우리는 정당·후보자의 정책과 공약을 꼼꼼하게 살피고, 신중하게 검토해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고 올바른 결정을 해야 한다. 국회의원선거가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라는 것을 잊지 말고, 18세 학생부터 첫 투표의 설렘을 안고 투표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보도록 하자.

다가오는 4월15일 대한민국 모든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사라지고 방역에 성공해 모든 유권자가 마스크를 벗고 투표하기를 희망하며 말해본다. 지금 당신의 한 표, 그것이 곧 국가의 미래다.

이수열 수원시팔달구선관위 홍보주무관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