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을 하면서도 자꾸 보게 되는 드라마가 있다. 막장 드라마다. 막장 드라마 스토리는 정상적인 관계가 없다. 대기업 회장의 숨겨뒀던 주인공 아들이나 딸이 등장하고, 주인공을 괴롭히는 극악무도한 악역도 등장한다. 이 악역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각종 꼼수와 계략으로 주인공을 힘들게 한다. 사기, 납치, 감금 심지어 살인교사까지 하기도 한다. 드라마 작가는 이를 통해 시청자들 입에서 욕이 나올 정도로 연출한다. 시청자들은 욕을 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막장 드라마를 계속 시청한다. ▶4ㆍ15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한편의 막장 드라마를 찍고 있다. 각종 편법과 꼼수를 동원해 오로지 승리를 위해 폭주하는 양상이다. 이는 여당, 야당, 진보, 보수를 가리지 않고 너무도 당당하게 자행된다. 정치권 자기들 입맛에 맞게 선거제도를 변경하고 선거구도 조정하더니 이제는 비례의석을 차지하기 위해 위성정당, 연합비례정당을 앞다투어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비례 순번을 두고, 연합정당 참여를 놓고 자기들끼리 싸운다. ▶미래통합당은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이 내 놓은 비례대표 순번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위성정당도 꼼수인데 그 정당이 한 비례 공천도 다시 자신들의 입맛대로 조정한다고 한다. 꼼수에 꼼수를 더하는 꼴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연합비례정당을 추진 중이다. ‘더불어시민당’이라고 이름까지 정했다. 명분은 미래통합당 위성정당에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 그러나 이 또한 위성정당 성향이 강해 통합당하고 다를 게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시민들은 정치권의 막장 정치 행태를 보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낼 수밖에 없다. 아무리 눈앞에 총선 승리가 급하다고 민주주의 정신 등은 무시하고 편법과 꼼수를 동원해야만 했느냐는 것이 주요 비난 이유다. 누구를 위한 꼼수인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시민들도 답답하다. 여야, 네 편, 내 편을 떠나 다 저 모양이니 말이다. 이래서 ‘찍을 정당이 없다. 후보가 없다.’라는 말이 나온다. 문제는 다가오는 총선에서도 시민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대안 없이 투표소에 가서 투표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막장 드라마의 결말은 그나마 해피엔딩이다. 결국, 주인공이 고난을 이기고 행복해지면서 막을 내린다. 그러나 막장 정치 결말은 정치권의 승패만 있을 뿐, 시민들이 직접적으로 피해를 보기 때문에 심각하다.
이선호 지역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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