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 증포동에는 해마다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해달라며 백미를 동사무소에 기부해오던 숨은 기부천사가 있다. 그동안 궁금증을 자아냈던 얼굴 없는 기부천사가 밝혀졌다. 증포동 2통 김용문 노인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김 노인회장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이웃 사랑의 전도사’라는 호칭을 얻었다.
김 노인회장은 1976년부터 교편을 잡고 32년간 교직생활을 하면서도 익명으로 1994년부터 2005년까지 11년간 사비를 털어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어려운 학생 10명에게 1천만 원의 장학금을 기부해 지역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장본인이다. 그는 또 2003년부터 매년 어려운 이웃에 전달해달라며 백미 1천㎏에서 2천㎏를 증포동사무소에 전달하는 등 숨은 기부를 이어왔다.
김 노인회장은 자신의 기부 사실이 밝혀지길 꺼렸지만, 박원선 증포동장의 간곡한 부탁과 설득 끝에 17년간 증포동에 사랑의 쌀을 기부한 주인공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김 노인회장은 오랜 세월 아무도 모르게 선한 기부를 하게 된 동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예전부터 돈을 많이 벌어 성공했다는 사람들보다는 어려운 이웃에게 가진 재물을 나누고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더 큰 부러움을 느꼈고, 그런 사람들의 삶을 따라가다 보니 여기까지 온 것 같다. 나의 기부로 누군가 행복해졌다면 그 행복을 준 나는 더 행복해지는걸 느낀다”고 말했다.
김 노인회장은 “진정한 부자는 나를 위해 쓸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남에게 줄 수 있는 돈이 많은 자가 진짜 부자라고 생각한다”고 소박한 기부 철학을 말했다.
한편, 김용문 노인회장은 마을 노인회장 역할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드러내 2018년 대한노인회가 선정한 모범경로당으로 선정돼 우수상을 받은 바 있다.
이천=김정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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