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료원 산하 6개 병원과 성남시의료원이 코로나19 대확산에 대비해 경증 환자를 치료하는 전담병원으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도의료원 산하 6개 병원은 입원환자에게 전원(병원을 옮기는 것) 명령을 내리고 있다. 하지만, 일부 입원환자는 강제 전원조치에 반발하고 있으며 중증 환자들이 병원을 옮기는데 따른 위험성, 전원 병원의 의료 수준과 병상 부족 우려 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기도의료원은 24일 “정부가 지침에 따라 도의료원 산하 6개 병원(수원, 의정부, 포천, 파주, 이천, 안성) 병원과 성남시의료원을 코로나19 경증 환자를 치료하는 전담병원으로 전환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3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브리핑에서 지방의료원ㆍ공공병원 등 43곳을 전담병원으로 지정해 경증 환자 치료를 전담하는 약 1만 개 병상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각 시도 지방의료원 등에 공문을 보내 25일까지 병원 내 병상의 50%를, 28일까지 전 병상을 비워달라고 협조를 요청했다.
24일 오후 기준 수원병원은 절반 이상의 병실을 비웠고, 포천 병원은 입원 환자 106명 중 이날 40명이 퇴원했다. 다른 병원들 역시 이달 말까지 모두 병실을 비운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전원 조치에 입원 환자들의 반발도 나오고 있다. 포천병원 입원 환자의 보호자 A씨는 “상황이 심각해 협조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병원의 위치와 서비스, 질, 모든 것을 고려해 입원한 것인데 다른 병원으로 무조건 옮겨야 한다니 환자와 보호자 입장에선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천병원은 이날 오후까지 한 명도 전원을 못한 채 인근 병원들과 입원 환자 전원을 논의 중이다. 특히 지역에서 종합병원이 유일해 환자의 중증 상태, 중환자실 환자의 컨디션 등을 고려해 전원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감염환자 병상이 몇 개나 확보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경기도의료원 6곳의 병원과 성남시의료원의 총 병상은 1천800여 개다. 그러나 1인 1실을 원칙으로 하는 감염병 환자 관리 특성상 코로나19 환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병상 수는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만약 1인 1실을 마련하고 감염 예방을 위한 전실 등을 설치하면, 도의료원 수원병원에서 확보 가능한 병상은 31개(기존 161개 병상)로 예상된다.
경기도의료원 관계자는 “환자들의 상태를 고려해서 인근 병원과 협의 등을 통해 순차적으로 전원을 하고 있다”면서 “메르스 사태 때도 환자들의 협조로 수원ㆍ파주ㆍ포천병원이 전담으로 운영됐던 만큼 정부 지침에 따라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현ㆍ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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