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수원문학관 건립 시급하다

수원문인협회가 수원문학인의 집에 발을 들여 놓은 지도 6년여가 흐르고 있다. 그동안 수원문인들은 수원문학과 건립에 대한 많은 건의와 포럼, 신문지상등 여러 매체를 통해 수원문학인들의 숙원사업이 해결되기를 로망해 왔다. 그러나 이러저러한 이유와 다른 예술단체와의 형평성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번번히 좌절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로 인해 역대 회장이 바뀔 때마다 수원문학관 건립의 문제는 뜨거운 쟁점으로 늘 수면에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이번 제 30대 수원문인협회 회장단은 2019년 한 해 동안의 파고를 넘어 새로 만들어진 정관규정에 의거 정확한 선거를 통해 구성되었다. 회장(정명희 아동문학가, 시인)과 러닝메이트로 세 명의 부회장(진순분 시조시인, 이상정시인, 김경은시인)이 당선되었으며 이사까지도 입후보를 통해 선출했다.

회장단이 수원문학인의 집에 입성하고 나니 세월의 흐름이 고스란히 담긴 수원문학인의 집은 6년 전과는 다르게 세월의 흐름을 못 이긴 듯 낡아서 여기저기 손 볼 때가 많았다. 수원문화재단에서도 남다른 관심과 꾸준한 관리를 해 왔다고는 하나 오래 된 환경과 시설은 어쩔 수 없이 낙후되어 불가항력적이다.

이층 기와는 비가 오면 새는 실정이고 부스러진 계단과 여기저기 금이 가는 문학관의 모습은 간신히 지탱할 수 있는 힘없는 고택의 모습이 역력했다. 1층 내부를 지지하고 있는 네 개의 커다란 기둥은 정말 흉물스러울 정도였다. 볼 품 없이 버티고 있는 모습은 어느 쪽으로도 문학인의 산실과는 거리가 멀다.

수원문인협회는 십시일반 회비를 모아 수원문학인의 집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수원시는 수원문인들의 자존심은 외면하고 이름조차 거론하기 싫은 00문학관 건립을 추진하다 사회적 지탄을 받기까지 이르렀다. 결국은 00문학관은 꼬리를 내리고 포기된 상태가 되었다. 이제 수원문인협회는 언제 내려앉을지도 모르는 수원문학인의 집에서 글을 쓰기는 커녕 안전문제에 걸려 걱정을 하는 신세가 되었다.

며칠 전 수원시민이라면서 수원문학인의 집을 들려보고 한마디를 던지는데 현재 문학인의 집 실상이 정확히 들어나는 표현이라 가슴이 와르르 무너졌다.

“회장님, 이 주변에서 여기 문학인의 집이 제일 시설이 낙후되었어요. 이 골목에서도 제일 떨어지는 시설이고 현실감각이 너무 없는 인테리어예요. 여기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전혀 감이 안 와요.”

“인근 도서관도 이렇지는 않거든요. 한번 둘러 보세요. 여기가 어디 문학인의 집이라 할 수 있는지요” “다른 도서관은 얼마나 잘 꾸며져 있는데요. 저절로 까페 분위기가 나서 들어오지 말래도 사람들이 들어와 책을 읽고 담소도 하고 차도 마셔요.”

과연 그렇다. 3층 작가의 방은 바닥에 난방이 들어오지 않는다. 연로한 소설가가 추위에 떨며 온풍기를 의지해 글을 쓰지만 건강문제가 걱정이 된다. 부대시설도 만만치 않다. 부서진 수도꼭지, 문 손잡이, 창고문 등 수원문화재단에서 몇 번 씩 나와 고쳐주고 집기까지 지원해 주지만 근본대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제는 진정 수원문학관 건립은 기정사실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건물의 안전성문제도 있지만 수원의 인문정신에 걸맞는 수원문학관 건립은 중차대하며 꼭 필요하다. 어서 빨리 수원문학관 건립을 추진하고 추진할 동안에는 수원문학인의 집 지킴이를 배치하여 관리함이 마땅할 것이며 그 외 시설관리에도 남다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할 것이다. 몇 미터만 돌아가면 수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안내소가 한옥의 풍광으로 멋지게 자리잡고 있다. 아이러니 한 일이다. 수원시민들이 말한다. 수원문학인의 집이 안내소보다 더 나쁘다고. 수원시는 어서 빨리 수원을 대표하는 수원문학관을 건립하는 구체적 계획 및 추진안을 분명히 내놓아야 할 것이다. 정말 시급하다.

정명희 수원문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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