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의 습격으로 온 세상이 그야말로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있다.
신종 감염병은 언제나 그렇듯이 막연한 두려움이 따른다. 연일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늘어나는 중국의 상황이 매스컴을 통해 하루종일 톱뉴스로 전해지면서 똑같은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우리나라 전체를 휘감았다. 언론 역시 앞다퉈 공포를 부채질하면서 일반 시민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했다.
많은 사람들이 2015년 메르스의 기억을 떠올리며 불안해한 것은 인지상정이다. 마스크와 손세정제가 동이 나고 확진자가 지나간 자리는 어김없이 된서리를 맞았다.
그러나 메르스 때와는 달랐다. 메르스 때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신종 감염병 대비를 강화해 온 정부는 발병 초기부터 과잉대응을 천명하며 확진환자 동선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감염병 차단에 주력했다. 수원시를 필두로 한 지방자치단체들도 과잉대응이 늑장대응보다 낫다며 선제적 대응으로 확산방지에 안간힘을 썼다. 질병관리본부는 개발 중인 진단시약의 긴급사용승인을 통해 24시간이나 걸리던 진단시간을 6시간으로 단축하는 등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으로 혼란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했다. 이렇게 정부의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과 지자체의 선제적인 노력이 빛을 발하면서 다행히 큰 고비를 잘 넘기고 있다.
감염병 발병 초기 정부와 지자체의 과잉대응과 언론의 공포분위기 조성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국민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서 2차 전파를 막는데 도움이 된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지나친 예단과 추측성 보도로 과도한 공포 분위기가 조성되고 가짜뉴스가 판을 치며 거리에 인적이 드물어져 경제에 찬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매우 아쉽다. 게다가 정부에 대한 과도한 불신이 조성되는 것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사망자는커녕 중증환자도 거의 없이 완치자가 늘고 있다 보니 이제는 코로나19가 별로 무서운 병이 아닌 것처럼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중국의 사례를 보면 코로나19가 무서운 병임에는 틀림없다. 우리나라가 발병 초기에 발견해서 적절한 치료를 함으로써 중증질환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았기 때문에 ‘별 것 아닌 병’처럼 된 것이다. 한마디로 대처를 잘 했다는 뜻이다. 잘 한 건 잘 했다고 해야 한다.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코로나19가 아직 기세를 떨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확진환자 증가세가 주춤하다. 환자 상태도 대부분 양호하고 완치자가 많아지면서 안정기로 접어들고 있어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이는 정부와 지자체가 앞장서고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해서 이뤄낸 성과다. 이젠 차분하게 뒤를 돌아볼 때가 된 것 같다. 지금까지 잘 해온 정부와 지자체를 믿고 시민들은 이제 서서히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때 라고 본다.
코로나19를 막는 일은 정부와 지자체가 할 일이다. 아직도 최전선에 선 공직자들은 코로나19를 물리치는 전사처럼 자신의 몸을 돌볼 겨를도 없이 밤낮으로 애쓰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아무리 잘 해도 중국이 해결되기 전 까지는 끝나지 않을 장기전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시민들은 개인 위생수칙을 잘 지키면 된다는 믿음으로 불안을 훌훌 털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코로나19가 몰고 온 충격에서 벗어나는 지름길이 되리라는 생각이다.
심평수 영통구보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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