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은 우리나라와는 좋지 않은 인연을 가진 미국 대통령 중 한 사람이다. 그가 대통령 때인 1905년 일본과 미국 간에 가스라 테프트 밀약을 체결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1910년 8월 29일 이후 36년간 식민지 지배를 받게 원인을 제공한 대통령이다.
그는 인류역사상 흔치않은 큰 사건으로 기록 된 세계 대공항과 2차 세계대전을 대통령 재임 중에 모두 경험한 미국 대통령을 지냈다. 루스벨트는 대통령을 4선이나 연임하면서 대공항 타개책으로 뉴딜정책을 추진 인류를 불황에서 벗어나게 했던 인물로 유명하다.
그런 그에게 대공항에 대한 책임으로 물러 난 버나드 바르크를 주변사람이 재기용하자고 하자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나는 예수그리스도가 아닙니다.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려 내지 못합니다.”라고 거절했다고 한다.
요한복음 11장에 예수그리스도께서는 때론 죽은 자도 살려 냈다고 전하고 있다. 잘못된 정책집행 때문에 많은 국민에게 고통을 안겨 준 사유로 공직에서 쫓겨난 자를 다시 기용하자는 말에 예수그리스도 말을 인용 그렇게 거절했다.
그게 바로 일국의 공직자 중 가장 윗물인 대통령으로서의 자세다. 공직자로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한 행위가 잘못됐으면 응당 그에 상응한 처벌을 받는 건 당연할 뿐만 아니라 잘못된 일로 공직에서 내쫓았으면 다시 기용하지 안 해야 한다. 그것을 대통령이 보여주었다.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공직자는 루스벨트 대통령과 같은 자세가 필요하다. 현명한 공직자라면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합법적이고 합리적으로 행사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마치 자기 사유물처럼 특권행세를 해서는 안 된다.
이유야 어떻든 국가와 국민에게 경제적 고통을 끼친 사람을 다시 기용하지 않겠다는 루스벨트의 정신을 본받을 필요가 있다.
우리 대통령들은 정책수행에 필요한 지식이나 능력보다, 성실 청렴보다, 국민에 대한 두터운 신뢰보다, 지역연고와 충성심에 더 치중해 기용한다. 그래서는 안 된다.
인간에게는 간교함이 있다. 그리고 이기적이다. 때문에 자신에게 유리한 언행을 하는 것 지극히 당연하다. 그런 바탕에서 오류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것은 과한 욕심이 작용하는데 있다. 그런 심리적 현상에서 판단에 오류가 발생한다. 그런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
1590년 3월 조선통신사로 일본에 갔던 황윤길과 김성일, 허성이 5개월 간 일본에 머물다 돌아왔다. 그 때 황윤길이 ‘반드시 병화가 있을 것이다’ 라고 하는 반면 김성일은 그곳에서 그런 징조가 있는 것을 보지 못했다.
김성일은 애국심보다는 사심이 작동했다. 때문에 똑같은 상황에서 다른 판단을 하게 된 것이다. 왕은 김성일의 말만 믿고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고 방심했다. 그 결과 겪게 된 것이 임진왜란이다. 318여년이 지난 후이기는 했어도 종국에는 36년간 식민통치를 받는 결과를 났다.
조선통신사 김성일과 황윤길 그리고 임진왜란만 보아도 사람을 기용하기에 따라서는 국가 흥망성쇠와도 무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지도자는 때로는 엄격해야 하고 때로는 관대해야 한다. 무엇보다 냉정함을 잃어서는 안 된다. 비록 외국 대통령의 경우라고는 해도 그런 점은 루스벨트 대통령을 보고 배워야 한다. 뛰어난 사고력을 가져야 한다. 칭찬만 좋아하기 보다는, 비난을 싫어하기 보다는, 그 뒤에 숨겨 둔 뜻을 간파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 사람이 현명한 지도자다.
한정규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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