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코로나바이러스, 사각지대를 없애자

이명관 사회부장 mk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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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이번이 세 번째다. 구리에 사는 30대 17번 확진자의 경우다. 무려 3차례나 의료기관을 방문했는데 중국이 아닌 싱가포르를 방문했다는 이유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검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지난 1일 중국이 아닌 일본을 방문한 뒤 확진 판정을 받았던 12번 확진자(40대 중국인 남성)도 마찬가지다. 그는 서울, 경기, 인천, 강원 등 4개 시·도를 활보했다. 그가 접촉한 사람만 60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되기도 했다. 이 환자는 증세가 나타난 상태에서 돌아다녔기 때문에 접촉자 가운데 추가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도 매우 크다. 14번 확진자는 12번 확진자의 부인이다.

지난 4일에는 태국 여행 후 지난달 19일 입국한 40대 한국인 여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16번 확진자다. 명절 기간이던 지난달 25일 오후부터 오한과 고열 등의 증상을 보였고, 동네 병원과 대학 병원까지 갔지만, 중국 방문력이 없다는 이유로 집으로 돌아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의심환자로 분류되지 않아 단순 폐렴약을 처방받은 것이 전부다. 18번 확진자가 16번 확진자의 딸이다.

이제껏 질병관리본부의 대응지침은 고열과 호흡기 증상이 심각한 환자라도 중국을 방문한 적이 없다면 의심환자로 분류하지 않았다. 지난 3일 질본은 검사 기준을 완화했지만, 중국에서 입국한 인원에 대해서만 신종 코로나 검사를 한다는 방침은 요지부동이었다.

중국을 방문하지 않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질병관리본부의 대응지침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본보는 지난달 30일자부터 주창했다.

18명의 확진자 중 중국이 아닌 다른 나라를 거친 확진자만 3명에 이르고, 이를 통한 2차 감염자도 2명이나 발생했다. 더욱이 이들은 10일이 넘도록 관리대상에서 제외돼 슈퍼 바이러스 유포 환자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정부가 검역망을 넓혀 관리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 조치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조금 과하게 대응하겠다고 대통령부터 언급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 이명관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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