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장부출가생불환(丈夫出家生不還)

2020년 새해를 맞아 흥사단 단우로써 올해 어떠한 삶의 태도와 목표를 가져야 할 것인가 생각해봤다.

한민족 5천년 역사에서 우뚝 선 사나이대장부 매헌 윤봉길이 우리 민족 앞에 남긴 말을 생각해봤다. ‘장부출가생불환’은 ‘사내대장부가 집을 나서면 뜻을 이루기 전에는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라는 1930년도에 매헌이 남긴 말로 참으로 웅대하고 장엄하다.

매헌은 학문에 정진하였고 교육자, 시인 겸 저술가이다. 문무를 겸비한 삶을 살았다. 청년 시절에는 농촌계몽 및 부흥 활동, 야학, 독서회 운동 등을 했다. 책을 저술했으며, 여러 조직을 만들어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 묘비 사건을 통하여 민족이 깨어야 한다고 절실히 느꼈다. 국내에서는 독립운동에 한계를 느끼고, 상해에 갈 것을 결심했다. 상해로 출발하기 전에 남긴 글귀가 바로 이 글이다.

1932년 4월 29일은 매헌이 24살이고 민족사 앞에 영원한 영웅이 되고 찬란한 별이 된 홍커우공원 의거 날이다. 의사가 말씀하신 장부출가생불환의 그 약속을 이룬 날이다. 1930년 22살이 되는 해에 매헌은 수천리, 수만리 먼길을 떠났다. 사랑하는 아내, 어린 자식들, 부모님, 고향을 떠나 순국의 길을 택한 것이었다. 강보에 싸인 아기를 생각하면, 얼마나 그의 발걸음이 무거웠을까? 그러나 그의 결심은 즉흥적으로 나온 것이 아니었다. 충청도 예산군에서 상해까지 가는 여정에 일경에 체포되기도 했다. 출옥 후 만주로 망명하고 상해에 도착했다.

매헌은 이미 모든 희생을 각오했다. 김구와 매헌은 상해 홍커우공원에서 열린 일본 천황의 생일과 상해 점령 전승기념 행사를 폭탄으로 공격했다. 일본인들의 잔치 날에 날벼락이 떨어진 것이다. 일본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구겨졌다. 동시에 중국 국민이 한민족을 다시 보게 되었고, 중국의 장개석 정부와 모택동의 공산당도 이 시점을 기해서 한민족의 독립운동을 적극 지지하게 된 계기가 됐다. 독립운동사, 즉 한민족의 역사를 바꾸신 분이 바로 윤봉길 의사이다. 도산의 비서였던 한승인, 구익균 단우는 윤봉길 의사의 의거를 백범이 도산과 긴밀히 상의했다고 증언했다.

‘윤봉길 의사와 같이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충무공은 필사즉생으로 명량대첩을 이뤘다. 홍커우공원 의거는 또 하나의 명량대첩이다. 윤봉길, 백범 김구, 안중근, 이재명, 전명운, 장인환 같은 영웅들은 모두 언행일치가 된 삶을 산 영웅들이다. 이들 영웅들은 모두 도산의 독립운동 활동과 연결이 되어 있다. 2020년 저와 흥사단, 그리고 모든 국민이 장부출가생불환의 각오로 새 출발해보자!

윤창희 흥사단 미주위원부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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