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마스크 대란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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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에서 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중국 전역을 비롯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 국내에서도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경기도 5명을 포함 15명으로 늘어 불안감이 더 커지면서 약국, 마트, 편의점을 비롯한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마스크를 구하기 힘들어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판매자들이 마스크를 사재기하고 가격을 올리면서 마스크를 제값에 구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늘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들을 엄벌해달라는 청원이 등장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질병관리본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고한다. 보건용 마스크는 입자차단 성능에 따라 제품을 구분하는데 신종 코로나 같은 감염병 예방을 위해선 ‘KF94’·‘KF99’ 등급의 마스크를 사용해야 한다. KF는 ‘코리아 필터(Korea Filter)’를, 뒤의 숫자는 입자차단 성능을 뜻한다. 숫자가 높을수록 차단율은 높지만 숨쉬기가 불편해 KF94 착용을 많이 한다. 하지만 KF94도 임산부, 호흡기 심혈관 질환자, 어린이, 노약자 등이 장시간 착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마스크 착용으로 호흡이 불편하면 사용을 중지하고, 필요하면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마스크는 국내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달 23일 이후 판매가 급증했다. 최근 한 온라인 쇼핑몰에선 KF94 마스크 대형 60매를 23만8천800원에 판다는 내용이 올라와 불만이 쏟아졌다. 마스크 1매당 약 4천원꼴이다. 소비자들은 “바이러스보다 사람이 무섭다”, “목숨 갖고 장사하나”라며 불안 심리를 이용해 폭리를 취하는 행태를 비난했다. 기존 구매자에게 ‘품절’을 이유로 구매를 취소하고 다시 가격을 높여 판매하는 얌체 판매자까지 나오자 ‘마스크 폭리를 막아달라’는 청와대 청원까지 등장했다.

마스크는 이제 없어서 못 팔 지경이다. 사재기 하는 사람도 있고, 중국인 관광객이나 보따리상의 ‘싹쓸이’ 쇼핑 때문이기도 하다. 중국에서 마스크를 구할 수 없게 되자 중국인들이 몇박스씩 사서 본국으로 보내고 있다. 중국인 1명이 400만∼500만 원어치씩 사가기도 한단다.

마스크 폭리에 비난 여론이 들끓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대응책을 내놓고 가격 안정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경기도는 마스크 매점매석 행위에 대해 형사고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재명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부당이득죄로 형사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사람의 절실한 상태를 이용해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것은 명백한 범죄라는 판단에서다. 국민의 건강을 볼모로 폭리를 취하는 행위, 옳지 않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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