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확산에 이번 주 중국여행 전부 취소…국내 호텔도 울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여파가 여행·숙박업계에 확산하고 있다. 주요 여행사의 이번 주 중국 여행 예약은 100% 취소됐고, 중국인이 많이 찾는 서울과 제주의 지역 호텔에서는 예약 취소가 잇달았다.

28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 모두투어, 노랑풍선 등 국내 주요 여행사들은 이번 주 출발하는 중국 여행 예약을 100% 일괄 취소하고, 수수료 없이 환급 조치하기로 했다. 여행사별로 최대 3천 명의 예약을 회사 차원에서 손실을 감수하고 취소한 것이다.

이들 업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는 다음 달 예약도 전액 환급 조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고객의 안전이 달린 문제여서 이같이 결정했다”라면서 “비수기라 중국 여행이 차지하는 비율이 얼마 되지 않지만, 사태가 오래갈까 걱정된다”라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동남아 등 다른 국가 여행을 취소하는 예도 나왔다.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는 공항과 비행기를 거쳐야 하고, 주요 여행지에 중국인들이 많이 몰렸다는 점이 취소 이유로 나온다.

한 동남아 전문 여행업체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시작됐을 때 중국행 고객들이 동남아로 행선지를 바꿀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오히려 취소 문의가 증가한다”라면서 “현재 1~2월 여행의 10% 정도 취소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중국 여행은 수수료 없이 취소하지만, 동남아는 어떻게 할지 논의 중이다”라고 전했다.

국내 호텔업계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울상 짓고 있다. 서울, 인천, 제주 등 중국인들이 자주 찾는 호텔에서 ‘호캉스’(호텔 바캉스)를 즐기려던 고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유로 예약을 취소하고 있다. 제주에서 중국인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 유명한 한 호텔은 다음 달 내국인 예약이 약 15% 취소됐다.

호텔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대비에 나섰다. 롯데호텔은 이달 24일부터 국내외 전 호텔에 대응 수칙을 전달했고, 비접촉식 체온계와 열화상 카메라 등을 설치했다. 직원과 고객 손 세정제를 비치하고, 수시로 소독작업도 하고 있다.

신라호텔은 보건복지부 위기 경보가 경계 단계로 격상되자 열 감지 카메라를 프런트 데스크에 비치하고, 공용 화장실 등 장소에 손 소독제를 비치했다. 마스크를 구비해 고객이 요청하면 제공 중이다.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 & 레지던스도 모든 직원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고객 접객 등 업무를 하고 있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사드 이후 급감했던 중국인 여행객이 되살아나는 상황에서 악재를 만났다”라면서 “오는 중국인을 막을 수도 없는데 한국 고객들의 취소도 이어져 울고 싶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현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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