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살면서 이번에 처음 안 사실이 있다. 바로 팔만대장경이 인천 강화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장소는 강화도에 있는 선원사. 고려시대 만들어진 팔만대장경은 방대한 규모와 과학성을 자랑하는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유산이자 세계적 유산이다.
하지만 우리는 팔만대장경 하면 경상남도 합천에 있는 해인사를 떠올린다. 해인사가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만들어진 장소가 보관한 장소보다 훨씬 의미가 깊을 것이지만, 지금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선원사는 터만 남겨진 채 방치 상태고, 해인사는 해마다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정부는 선원사지는 지난 1977년 11월 29일 사적 259호 선원사지로 지정했다. 그리고 수년간 발굴 조사 사업도 했다. 이후 20년째 아무런 움직임도 없다.
문화재청은 물론 인천시, 강화군 모두가 나서서 이제라도 선원사와 팔만대장경의 역사를 찾아야 한다. 이는 우리 인천이 갖고 있는 최고의 역사이고 문화적 유산이다. 단순히 발굴 및 복원작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각종 연구를 통해 역사적 토대 등을 명확히 찾는 것이 급선무다.
팔만대장경은 사실상 강화 전 지역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즉 강화 전체가 팔만대장경 유적지인 셈이다. 이 같은 역사적 고증이 이뤄진다면 우리에겐 ‘강화=팔만대장경’이라는 유물을 후세들에게 남길 수 있다.
팔만대장경을 만드는 과정은 물론, 나무·종이 등 재료와 서예와 서각, 옻칠까지 다양한 관광 상품도 가능하다. 이는 해인사가 있는 합천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오로지 강화만 할 수 있다.
선원사는 단순히 절이 아니다. 우리의 역사이자 문화다. 종교적 시각에서 볼 것이 아니다. 앞으로 관계기관이 나서 우리의 잊혀진 역사·문화를 과거를 찾는데 나서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사명이다.
이민우 인천본사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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