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유시민-진중권, 이언주?

진중권의 독설은 여전했다. 쉼 없이 유시민을 몰아세웠다. 정확히는 알릴레오를 공격했다. 김경록 인터뷰 보도를 표적 삼았다. “‘증거 인멸은 맞다’는 부분을 빼고 보도했다.” 악의적 대중 선동이라고 했다. “알릴레오는 환타지라 안 본다.” 작정하고 던진 모욕이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유시민은 답을 하지 않았다. 한 번은 “토론이 엉망 될까 봐”라며 넘겼다. 또 한 번은 “어허 참”이라며 혀를 차며 넘겼다. ▶가는 곳마다 이 얘기다. 어떤 이는 이렇게 평했다. “진중권은 감정 토론을 했고, 유시민은 감성 토론을 했다.” 다른 이는 이렇게 평했다. “진중권은 사자같이 덤볐고, 유시민은 승냥이처럼 달아났다.” 각자의 저울에 올린 평가다. 나는 좀 달리 봤다. 시종일관 유시민의 입만 봤다. 유시민의 표정, 말, 논리만 봤다. 충격이었다. 그런 유시민은 처음 봤다. 말 안 하는 게 아닌듯했다. 말 못하는 듯했다. ‘언론인’ 유시민의 그날 모습이다. ▶소재가 ‘기레기’(기자 쓰레기)였다. 앞부분에 유시민이 말했다. “언론의 왜곡… 불량… 불통이….” 점잖게 던졌다. 지켜보던 ‘기자’가 직감했다. ‘진중권에게 제대로 걸려들 것 같다.’ 예상이 맞았다. 본디 에두르지 않는 진중권이다. 곧바로 몰아세웠다. ‘알릴레오야말로 편향된 언론이다. 그 증거들을 가지고 나왔다. 운영자인 유시민은 왜곡 언론의 당사자다.’ 그걸로 토론은 끝났다. 진중권은 계속 말했고, 유시민은 계속 침묵했다. ▶유시민이 질 토론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는 언론인이다. 그것도 잘 나가는 언론인이다. 잘 나가는 언론은 곧 힘 있는 언론이다. 힘 있는 언론은 곧 독자 많은 언론이다. 그 독자의 한계는 사상과 이념이 획정한다. 사상과 이념에 반 토막 난 대한민국이다. 언론 독자의 최대치도 그 반 토막이 한계다. 반 쪽에게 저 언론은 뭘 해도 ‘기레기’다. 반 쪽에게 이 언론은 뭘 해도 ‘기레기’다. 그러겠다고 작정했다. 이걸 무슨 논리로 뒤집겠나. ▶재미있어 보여서였을까. 이언주 의원이 끼어들었다. SNS에서 진중권을 칭찬했다. ‘진정한 진보다.’ 진중권이 SNS로 답했다. ‘정치 좀비는 떠나라.’ 난장(亂場)이 따로 없다. 아무나 막 뛰어든다. 하기야 답도 없는 ‘기레기 논쟁’이다. 답이 없으니 질 염려도 없다. 누가 낀들 이상할 게 없다. 단, 여기에 출전(出戰) 못할 부류는 있다. 언론인은 안 된다. 무조건 절반의 기레기로 너덜너덜해진다. ‘풋내기 언론인’ 유시민이 그걸 몰랐던 듯하다. 김종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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