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을 중심으로 유행처럼 번져나갔던 '추억 소환'이 하나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대중의 기억 속에 더는 존재할 것 같지 않던 한 연예인이 현실로 소환돼 전에 없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가수 양준일의 얘기다.
양준일은 1991년 데뷔해 '가나다라마바사' '댄스 위드미 아가씨' '리베카' 등의 곡을 발표하며 인기를 끌었다. 당시로서는 세련된 노래와 파격적인 안무, 그리고 남다른 패션 스타일이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짧은 활동을 마치고 그는 바람처럼 사라졌다.
그랬던 그가 다시 소환된 건 30년이 훌쩍 지난 후였다.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추억의 음악들이 흘러나왔고, '온라인 탑골공원'이라는 별칭까지 생길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여기서 빅뱅 지드래곤(GD)을 닮은 양준일도 덩달아 주목받았다. 당시엔 파격이었지만, 이제보니 세련미가 가득했던 양준일에 사람들은 열광하기 시작했다.
양준일 신드롬은 이달 초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3'에 출연하면서 본격화했다. 30년이라는 긴 공백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반 강제로 가요계를 떠난 뒤 미국에서 서빙 일을 하며 가족들을 부양한다는 그의 사연은 팬들을 울렸고, 이후 식을 줄 모르는 인기에 결국 팬미팅을 열기로 했다.
지난 25일에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손석희 앵커와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양준일은 "매일 매일이 꿈같다"며 "비행기를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했을 때 너무 기뻐서 아내와 막 박수를 쳤다"고 새로운 전성기를 맞은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양준일의 행보는 이제 시작이다. 오는 31일 팬미팅을 가진 후 기자 간담회도 열 예정이다. 현재 음반, 뮤지컬 제의도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JTBC가 양준일의 이야기를 다루는 특별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네티즌들의 추억 소환이 기적으로 이어진 양준일처럼 현재 온라인 탑골 공원에는 '제2의 양준일'로 불리며 소환 대상이 될 이들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과연 다음은 누가 될까. 누가 또 다른 기적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선택은 온전히 대중의 몫이다.
장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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