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진정한 아름다움인지조차 혼란한 세상, 직업과 명예보다 엄마나 여성으로서 더 건강한 삶을 선택했던 풍조가 사라지는 현실에 무관심한 듯하여 안타깝다.
공명조(共命鳥)는 여러 불교경전에 나오는 머리가 두 개인 상상 속 새로, 한 머리가 시기와 질투로 다른 머리에 독이 든 과일을 몰래 먹였다가 둘 다 죽고 만다는 설화 속에 등장한다.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일까? 어느 한 쪽이 없어지면 자기는 살 것 같지만 결국 자신도 죽고 마는 공명지조(共命之鳥). 네가 없으면 우리도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 언제부턴가 나만 알고 나만 생각하는 당연하지 않은 일이 당연한 것처럼 되었다.
모든 만물은 관계 속에서 생존하고 번식해 간다. 동물이나 식물도 마찬가지다. 동물들이 서로 먹고 먹히는 것 같지만 그 안에 생존 섭리가 있다. 짝짓기를 보면 참으로 신비스럽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는데도 본능적이다. 식물은 또 어떤가? 벌은 꽃에서 꿀을 얻고 벌은 꽃가루로 수정을 시켜 꽃의 짝짓기를 도와 열매 맺게 한다. 지구 상의 대부분 식물이 번식할 수 있는 본능적 자연 섭리가 있다.
몇 년 전 플로리다에서 벌이 갑자기 없어지는 이상 증상이 나타났다. 과일나무가 열매를 하나도 맺지 않았다. 벌들이 꽃에 찾아와 꽃가루로 수정을 시켜줘야 하는데 벌들이 미쳐서 방향을 잃고 어디론가 날아가 버린 것이다. 원인 중 하나가 전자파인데 그로 인해 벌들이 방향을 잃어버려서란다. 이 현상으로 미국의 22개 주에서 꿀벌의 25~40%가 감소했고, 꽃가루받이를 해줄 벌이 사라지면서 아몬드·사과·블루베리 등 과수 농가도 심각한 피해를 보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휴대전화 실험 결과 벌들의 귀가 시간이 훨씬 늦거나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벌들은 낯선 곳을 돌아다니다 생을 마감했다고 하니 이는 자연의 섭리를 배신한 인간이 원인일 수 있다.
자연을 떠나 성공한 인간은 자연에 강요한다. 휴대폰 전자파, 유전자 조작, 지구온난화 등 인간이 자연을 대하는 인간의 문명. 인간이 자연에 순응하지 않고 역행하는 것이다. 꿀벌 군집 붕괴가 경고다. 저출산 고령화가 경고다.
‘자연의 배신’ 저자 댄 리스킨은 자연의 현실을 직시하고, 오랜 기간 이어져 온 진흙탕 싸움 속에서 치열한 생존 전략을 고민하고 진화해 온 인류의 능력에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하지만 필자는 본질적으로 자연에 역행하는 관계를 먼저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계가 첨단 무기를 자랑하고 서로 강대국이 되려고 핵을 보유하려 난리다. 결국, 인류 스스로 지구 종말을 가져오는 위험한 현대에서 핵시설 보유 자체는 공멸(共滅)하는 길인데도 말이다.
2020년 일본에서 하계올림픽이 열린다. 일부 종목이 후쿠시마에서 열릴 터인데 물고기가 방사능이 유출된 후쿠시마에만 살고 있을까? 어느 곳인들 안 갈까? 폭풍이 불어오는 절벽의 둥지 속에서 새 한 마리가 평안히 잠자는 그림이 연상되는 것은 왜 그럴까?
우주에서 바라보면 지구는 하나이다. 인류는 세포의 그물망처럼 연결되어 있다. 필자는 연말에 우주를 ‘우리’라는 당연한 입장에서 ‘우리’가 서로 따뜻하길 바랄 뿐이다.
김양옥 한국출산행복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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