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EBS 펭귄 캐릭터 ‘펭수’가 인기다. 펭수의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 구독자는 5개월만에 128만명까지 늘어났다. 한 취업포털사이트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한 설문조사 및 인기투표에서 당당히 방탄소년단(BTS)을 제치고 1위를 하기도 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많은 이들이 존댓말도 하지 않고 각종 사회적 규범을 공격하며 스스로 슈퍼스타이자 셀럽이란 것을 자랑하는 건방짐을 꼽는다. 김명중 EBS 사장의 이름까지도 방송에서 마구 부르는 일정 선을 넘는 캐릭터다. 이처럼 건방진데도 인기가 높다? 보수적인 우리나라 사회에서는 불가능 한 일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우리나라에서 금기를 깨는 펭수의 이 같은 건방진 행동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하는 듯하다. 사회적 불평등을 감내하면서 계층 상승을 포기한 채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과 반대로 펭수는 너무 당당해서다. 이 때문에 특히나 젊은 세대, 젊은 직장인들이 열광한다. 직장의 위계 구조에 짓눌려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큰 위안이다. 물론 현실성은 없지만.
나도 어느새 40대 중반으로 가면서 매일 후배들에게 자칫 ‘꼰대’짓을 하지 않을까 노심초사 한다. 꼰대는 권위적 사고를 가진 어른 등을 비하하는 은어다. 아예 ‘옛날엔 말이야…’, ’내가 옛날엔…’ 등으로 시작하는 말도 하지 않으려 애쓴다. 한편으로는 만약 후배가 펭수 같은 행동을 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에 대한 고민도 한다.
펭수의 인기는 곧 직장 내 꼰대들을 향한 긍정적인 비판 에너지다. 우리 모두가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미래 지향적인 사고방식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싶다. 이것이 곧 나 뿐만 아니라 회사(직장), 그리고 우리나라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혁신이라고 본다. 모두가 꼰대 보다는 펭수 같은 마인드를 가지면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민우 인천본사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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