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세계종합무예대회인 ‘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대회’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20개 종목에 107개국 2천938명이 참가할 정도로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큰 규모의 대회였다. 이 대회는 우리 정부에서 국제대회로 승인을 받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버금가는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GAISF)의 후원을 받아 개최, 국제메카스포츠 이벤트로 손색이 없었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반기문 명예대회장, 위자이칭 IOC 부위원장, 라파엘 키울리 GAISF 회장 등 80여 명의 국제인사가 충주라는 작은 도시에 모인 것도 매우 이례적이다. 충북도민과 충주시민이 함께 만들어낸 개회식과 국제무예액션영화제, 국제학술대회, 문화행사 등은 이 대회를 더 빛나게 했다.
천문학적 예산이 투여된 평창동계올림픽(14조2천218억 원)과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2천36억 원)와 비교하면 150억 원의 저예산으로 성공적인 대회를 개최하고, 충북을 세계무예의 중심지로 세계 언론에 주목받게 한 것은 큰 성과로 남는다. 교수 및 무예스포츠 관계자들도 일부 보완해야 할 부분은 있지만 대부분 이 대회의 성공을 높게 평가하는 편이다.
그러나 이 대회의 더 중요한 성과는 안방에만 머물러 있던 한국무예의 세계화에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점이다. 이 대회의 한국무예는 태권도를 비롯해 용무도, 씨름, 택견 등 8개 종목이 포함됐다. 용무도는 2016청주대회 이후 네팔체육회에 가맹됐고 인도에서는 School Game에 포함되면서 남아시아 용무도 보급의 전초기지가 되고 있다. 씨름도 2019충주대회를 계기로 국제씨름연맹을 창립했고, 종목별로는 8~13개국의 선수와 임원이 참가해 한국무예의 세계화에 지평을 열었다.
올림픽의 무예종목은 여섯 개에 불과하다. 한국무예가 올림픽에 더 진입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제 한국무예를 세계화할 방법은 국제적으로 공신력을 얻는 무예마스터십대회를 통해서 가능하다. 문제는 올림픽과 같은 무예마스터십대회의 지속성이다. 한국무예의 성장을 위해서는 무예마스터십대회가 지속적으로 개최돼 세계로 가는 징검다리가 돼야 한다.
이 대회의 개최권은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에 있다.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는 IOC나 GAISF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한국이 만든 국제무예 기구이다. 이 위원회는 2023년 무예마스터십대회를 해외에서 로열티(Royalty)를 받고 개최하려는 준비를 하고 있다. 이제 무예마스터십대회를 유치하려는 국가들의 윤곽도 점차 드러나고 있다. 올림픽 개최의 경우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어가고 대회 이후 경기장 활용방안 부재, 올림픽 특수실종 그리고 환경보전 논란이 지속한다는 점에서 최근 올림픽을 유치하려는 국가들도 먼저 나서지 않는 추세이다. 그러나 2019충주대회는 기존의 9개 체육관에서 20개 종목을 8일간 개최해 선진국뿐 아니라 후진국에서도 유치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스위스 로잔에 IOC와 GAISF가 있다면 충북에는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 UNESCO 국제무예센터(ICM), 세계무술연맹(WoMAU)이라는 국제무예 3대 기구가 있다. 충북이 무예의 성지화가 되어가는 길에는 한국무예의 전도사 충북도의 이시종 지사가 있다. 그의 무예 사랑이 충북을 세계무예의 허브로 만들고 있다. 세계화에 모범적인 태권도 사례가 있지만 수많은 한국무예가 세계에 진출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갖추어져 있다. 앞으로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의 성장을 통해 한국무예가 세계를 호령하는 날을 기대해 본다.
공성배 세계용무도위원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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