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직업훈련의 올바른 가치 지키기

김동호
김동호

내가 10년 뒤에도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는 많은 사람들이 업무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직업훈련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직업훈련이 업무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노동경제논집 42권 3호의 ‘재직자 직업훈련이 취업 및 이직에 미치는 영향’에서도 볼 수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2016년에 이르는 고용보험·직업훈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직업훈련 참여자는 1년 뒤에도 일할 가능성은 커지고 이직 가능성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일을 위해 ‘내 일’을 계속하기 위한 직업훈련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인 셈이다.

하지만 직업훈련에 대한 관심이 커짐과 동시에 부정훈련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감시단은 올해 2월부터 두 달 동안 직업훈련기관 94곳을 상대로 실태 점검을 벌인 결과 56개 훈련기관에서 112건의 위반사항을 적발했으며 한 훈련기관은 가짜 훈련생을 만들어 훈련비를 약 13억원을 빼돌렸다가 당국에 덜미가 잡히기도 했다.

직업훈련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는 여러 시스템 개선을 선보였다. 먼저 원격훈련 부정을 예방하기 위해 지난해 4월 30일 이후부터 휴대폰 본인인증시스템을 적용했다. 더불어 원격훈련기관에서도 하루에 적어도 한 번 이상 휴대폰 본인인증 여부를 확인하도록 제도를 강화해 본인인증이 되지 않은 경우 훈련생이 수강 및 평가를 할 수 없도록 여러 겹의 안전장치를 만들었다.

뿐만아니라 오프라인 교육에서는 부정 소지가 큰 수기출석부 기록이 아닌 QR코드 및 지문인식 등의 방식을 도입해 투명한 출석 관리 시스템을 확립했다.

하지만 시스템을 고치는 것으론 모든 부정훈련을 예방할 수 없기에 지사 차원의 활동도 같이 벌이고 있다. 우리 지사에서는 현재까지 300회 이상의 부정훈련예방 현장모니터링 활동을 실시하였고 홍보물 1천부를 제작, 배포해 부정훈련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또 사업주 직업능력개발훈련에 참여한 사업장 방문으로 HRD-Net에 신고한 내용대로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지 살피고 있으며 일학습병행에 참여한 31개 기업에는 부정훈련 예방 안내문을 지난 9월 4일 발송했다. 아울러 일학습병행 훈련실시의 한 축을 맡고 있는 공동훈련센터를 대상으로도 워크북을 추가로 제공해 부정훈련 사례 공유를 통한 예방 활동을 실시했다.

또 기업 담당자 간 정기적인 소통을 위해 총 10회의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고 부정훈련이 강하게 의심되는 사업장을 대상으로는 성남고용센터와 합동으로 점검을 실시해 3개 기업에 대해 행정처분을 마무리 지었다. 이는 우리 지사가 예방활동 뿐 아니라 실제 부정훈련 파악 시에도 기관 간 협업을 통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 하겠다.

향후 우리 지사에서는 부정훈련 예방활동을 토대로 일정한 숙련을 지닌 재직자들을 대상으로 숙련도 향상을 통해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 확보를 주된 목표로 삼고 있으며 일정 수준의 숙련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숙련도 향상을 위해 국가직무능력표준(NCS) 5수준 이상의 고숙련 과정도 추가로 개설할 예정이다.

‘땀이 혈통을 만든다’. <돈키호테> 에 나오는 말로 스스로의 노력으로 자신의 미래를 만들 수 있음을 드러낸 표현이다. 하지만 그 땀과 노력이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선 여러 부정에 대한 철저한 경각심도 필요하다. 부정훈련을 예방해 올바른 직업훈련 시장을 만들고 내일을 위한 땀이 정당히 인정받을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때이다.

김동호 한국산업인력공단 경기동부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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