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에「無恃其不攻(무시기불공) 恃吾有所 (시오유소) 不可攻也(불가공야)」, “적이 침공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믿지 말고 적이 감히 공격할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로 잘 갖추어진 나의 대비태세를 믿어라”라는 구절이 있다.
적이 오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적 관측을 믿지 말고, 언제 와도 좋다는 준비가 되어 있음을 믿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자칫 오지 않음을 믿고 싶어 하고 준비 없음에 대하여 천연스러울수록 한번 재난을 만나면 그 순간 피해망상적인 사람이 된다고 한다. ‘어떻게 되겠지’라는 것도 오지 않음을 믿는 부류이다.
할 일을 다 해 놓고 어떻게 되겠지, 즉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면 좋겠지만, 아무 준비도 없이 그저 우연이나 요행을 믿는다면 결국 큰 재앙을 맞게 될 것이다.
며칠 전 입동이 지났다. 날씨는 금방 추워질 것이고 매년 그러했듯이 각 가정에서는 전기 난방용품 등의 사용이 증가할 것이다. 참고로 전기장판, 히터 등은 편리성에 비해 취급·사용상 부주의로 인한 화재 사고가 빈번하다.
2018년 7명 사망, 11명 부상자를 낸 국일고시원 화재의 원인이 전열기 발화였고 같은 해 1명이 사망한 광명시 단독주택 화재의 원인은 전기장판 발화였다.
경기도 화재통계를 보면 연중 하루 평균 화재는 34.1건인 반면 겨울철 하루 평균 건수는 38.3건으로 약 12%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고 최근 5년간 겨울철 연평균 인명피해는 256명(사망 31, 부상 226명)이었다.
화재 발생건수와 그로 인한 인명피해 점유율이 매우 높다.
그래서 매년 이 시기가 되면 “불조심 강조의 달”로 정해 각종 화재예방 활동을 집중적으로 펼친다. 화재예방 의식이 높아지고 생활화될 때 비로소 화재로 인한 피해를 그만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겨울철 일상생활 속에서 화재예방을 어떻게 해야 할지 살펴보자.
화재위험 3대 겨울용품인 전기히터·장판, 전기열선, 화목보일러 사용 및 관리방법은 안전관리기준에 따라야 하고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보일러 주변에 가연물을 두지 않고 주기적으로 청소하며 전기장판은 접어서 보관하지 않고 장시간 외출 시 꼭 전원을 꺼두어야 한다. 또한 전기기구를 사용할 때 문어발식 사용은 절대 금물이다.
그리고 모든 가정에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기를 설치하여야 한다.
화재 초기에 소화기 1대는 소방차 1대 이상의 효력을 발휘한다는 말이 있을 만큼 초기 화재 진압에 매우 중요한 소방시설이며 초를 다투는 급박한 상황에서 진가를 발휘하고 단독경보형감지기는 화재 발생을 인지할 수 있게 함으로써 신속한 대피가 가능하여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다.
이처럼 화재가 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은 일단 접고 자칫 불이 난다고 해도 문제없게끔 준비를 하자. 이런 연후라면 ‘家家戶戶 안전한 겨울나기’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임국빈 군포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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