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고] 항공MRO 산업 발전을 기대하며

국제화ㆍ세계화 물결 속에 항공기 이용객이 늘어나는 만큼 항공기 정비에 대한 국가적ㆍ사회적 관심이 두드러지고 있다. 항공기 정비는 대형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MRO가 항공 관련 핵심 사업으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MRO(Maintenance Repair and Overhaul)는 항공기의 정상적인 운용, 유지를 위한 정비, 수리, 개조 등을 의미한다.

항공정비사업의 성장은 항공기 수요에 맞춰 크게 증가하고 있다. 전세계 항공기는 2016년 2만 3천480대에서 2026년에는 4만 6천950대로 2배로 늘어나고, 이에 맞춰 전세계 항공MRO시장도 676억불에서 1천6억불로 늘어나며, 우리나라 MRO시장도 2.9조 원에서 4.3조 원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렇게 비약적인 항공산업이 발전하고 있음에도 우리나라 MRO분야는 아직도 미약한 수준이다. 미국 1천200개소, 중국 800개소, 싱가포르 100개소의 전문 정비업체 수와 비교해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17개에 불과하다. 유럽항공안전기구 인증자격증인 EASA나 미국항공정비사 자격증인 FAA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국제기준의 교육훈련기관이 아직 미미한 실정으로, 아직도 우리나라는 대형항공사 상당 부분과 저가항공사 대부분이 몽골 등 해외에서 정비를 받고 있어 심각한 국부유출이 되고 있다.

근래 정부나 지자체, 공공기관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항공MRO 산업에 관심과 정책역량을 집중하려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하겠다. 정부에서는 제2차 항공산업발전 기본계획과 항공MRO 산업 육성방안 등을 통해 항공 MRO 지원기반을 마련하였고, 인천, 경남, 전남 등 일부 지자체에서도 지역별로 항공 MRO 산업단지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한, 정부의 일자리 특화대학인 한국폴리텍대학에서는 인천공항 항공기 정비단지 내에 유럽(EASA)과 미국(FAA)의 글로벌 정비인증을 취득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유치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인천공항공사와 체결했다. 인천공항과 가장 가까운 남인천캠퍼스를 항공MRO 특화대학으로 발전시켜 국제인증 기반과정을 운영하고, 실습을 통해 렌딩기어 등 항공 주요 완성품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항공부품 제작 종합실습실(Learning Factory)도 전국 최초로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해 인천국제공항의 국제여객은 전년도 대비 10% 증가한 6천768만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파리 샤를드골 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을 제치고 개항 이래 처음으로 국제여객 기준 세계 5위를 차지했다.

개항 직후인 2002년 인천공항의 국제여객은 2천55만 명으로 세계 10위에 불과했으나 18년 만에 개항 초 대비 3배가 넘는 국제여객을 기록하며 글로벌 TOP 5공항에 랭크되는 위업과 함께 국제화물 물동량은 286만t을 기록했다. 이는 홍콩 첵랍콕 공항, 상하이 푸동 공항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한 수치다.

이러한 성장도 항공안전이 함께 하지 않으면 한계에 다다를 수밖에 없다. 양적 성장과 함께 안전이 함께 담보될 수 있도록 항공MRO 산업을 글로벌 수준으로 발전시켜야 하는 것은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과 교육훈련기관의 과제인 것이다. 세계 각국의 항공기가 정비를 받기 위해 우리나라로 앞다투어 기수를 돌릴 날을 기대해본다.

허재권 한국폴리텍대학 남인천캠퍼스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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