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기도ㆍ랴오닝성 우호림 조성과 숲의 가치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극단적 기상상황이 세계 도처에서 재난상황으로까지 발현되는 사례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건조지역에서 가속되는 사막화는 해당 국가의 문제를 넘어 주변국을 비롯해 범지구적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한 분야이기도 하다. 우리와 인접한 중국 내륙지역의 사막화는 우리나라 겨울철에 불청객처럼 유입되는 황사 등 대기질 문제와도 무관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때, 필자는 우리에게 익히 잘 알려진 중국의 동북3성중 랴오닝성과 경기도간 조성되고 있는 ‘경기도-랴오닝성 우호림 조성사업’ 모니터링에 참여해 그간 조성된 1, 2기 우호림을 둘러볼 수 있는 기회가 있어 본 지면을 통해 간략하게나마 우호림 조성 상황과 이 숲이 가지는 의미를 되새겨보고자 한다.

본 사업은 경기도-랴오닝성 간 자매결연 관계에 기반한 동북아 환경개선을 목적으로 추진되고있는 환경 협력사업의 일환이다. 조림 지역 역시 내몽골 지역과 접경하고 있는 랴오닝성 북서부 지역을 대상지역으로 추진되고 있다. 2017년 제1기 우호림 77.6㏊ 조성을 시작으로 올해 제2기 우호림이 랴오닝성 차오양시 젠핑현 일대에 35㏊ 면적으로 조성됐다. 특히, 이번에 필자가 방문한 지역은 제2기 우호림 조성지역으로 올해 초부터 국내 ESP아시아사무소가 경기도로부터 위탁받아 우호림 조림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기 우호림 조림지의 경우 단순림이 아닌 다층림 조성을 목적으로 포플러, 장자송, 시베리아살구, 버드나무, 비술나무 등 비교적 다양한 5종의 나무가 식재되어 있다. 다층림의 경우 숲의 건강성 확보와 생물다양성 증진 및 환경개선 측면에서 매우 바람직한 조림형태라 할 수 있다.

2기 우호림 조성지에 식재된 수종은 건조지역이라는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활착율, 평균수고, 흉고직경 및 근원경 등 기초생장 현황이 상대적으로 높게 측정되어 식재 후 관수, 병해충 방제 등 무육관리가 비교적 잘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림 후 혼농임업(agroforestry)이 시도된 1기 조림지와는 달리 2기 조림지의 활착율이 조림 후 약 2년이 경과한 1기 조림지에 비해 약 10%정도 높은 약 90%로 조사된 것으로도 확인되었다. 조림 초기 혼농임업의 조림방식은 토지의 효율적 활용과 지역주민의 참여를 통한 지역경제 기여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 측면이 있으나, 경작행위에 따른 식재목 피해 및 경쟁심화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식재목에 대한 세심한 무육관리와 주민교육이 선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조림 초기 주변 지피식생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수종을 선택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랴오닝성의 관계자에 따르면 경기도 우호림 사업이 양 지방정부 간 진행하고 있는 타 분야 협력사업과 비교해볼 때 가장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으며, 한-중 지방정부간 상생 교류협력의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는 현지 평가도 들을 수 있었다. 지역 주민 역시 우리나라와 경기도에 대한 평가가 매우 긍정적이었으며, 지역 내 다수의 주민들이 경기도 우호림 사업을 인지하고 있으며, 일부이긴 하지만 사업에 따른 지역 경제에도 일정부분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이렇듯 숲은 우리에게 뜻하지 않던 많은 것을 제공해준다. 숲이 제공하는 다양한 생태적 기능적 혜택은 차치하더라도 숲을 매개로 이루어지는 경기도-랴오닝성 환경협력 역시 숲이라는 생태공간이 가지는 확장된 개념의 생태계서비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모쪼록 두 지방정부의 노력이 소중한 결실을 맺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경기도-랴오닝성 간 제2기 우호림 조성사업이 성공적이길 기대하며, 본 사업이 향후에도 지속되어 경기도 우호림이 그야말로 울창한 숲이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배상원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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