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中企 신비즈니스모델은 사람에 대한 이해가 답

홍진동
홍진동

최근 읽은 책들 중에서 가장 공감하면서도 불편했던 책이 두 권이 있는데 하나는 2019년 장기간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차지했던 ‘90년대 생이 온다’이고, 다른 한권은 ‘포노사피엔스’라는 책이다.

두 책의 공통점은 한마디로 변화하는 신세대의 사고와 가치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기성세대의 반성과 분발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특히 첫 번째 책을 읽다가 소위 나 자신의 꼰대 테스트를 해보고선 한동안 책을 덮어버린 기억이 있으며 두 번째 책은 필자가 속하는 소위 X세대조차 밀레니얼세대에 대한 비판만 했지 그들의 어떻게 보면 비합리적이라고 느꼈던 행동의 원인에 대한 이해노력이 부족했음을 깨닫게 되었다.

특히 버스나 지하철에서 피곤에 절어있는 청소년들뿐 아니라 직장인들로 보이는 청년들까지 고개를 푹 숙이고 게임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해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물론 어느 쪽이 옳고 그르다는 가치판단을 내리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소위 디지털 소비세대에는 이들 90년대 생들로 소비권력의 무게중심이 이동한다는 것이다. 비단 소비뿐만 아니라 정치사회ㆍ경제ㆍ문화 전 분야에서 이들의 사고와 주장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와 분석이 바탕이 되지 않고서는 우리가 흔히 정책수요자의 니즈분석을 토대로 분야별 정책을 수립하다는 모토 자체가 무색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한 예로 어느새 종이신문으로 상징되는 기존 언론의 영향력을 살펴보면 구독자수 감소 및 광고 감소에 따른 글로벌 언론재벌들의 쇠락에 대비해 최근에는 1인 유투브 방송의 선풍적 인기로 인플루언서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로 급격한 혁신적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음은 물론 소비생활에 있어서도 대형마트의 몰락과 스마트폰을 통한 온라인 쇼핑으로의 급격한 무게중심의 이동 등은 이제 더 이상 디지털 기기와 소통에 익숙한 젊은 층들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와 전략적 분석 없이는 기업과 정부 모두 헛발질만 하게 될 것이라는 심각한 우려가 든다.

과거 1, 2차 산업혁명시대는 그야말로 공급이 소비를 창출하는 시대였다. 특히 기계화로 인한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소비자들은 싼 값에 질좋은 상품을 구매 할수 있게 되고 이를 토대로 다국적 대기업들이 글로벌 경제영토를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필자가 과거 유년시절에 사회교과서에 배웠던 미국의 T자형 자동차는 대표적인 상징물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에 따라 최근 소비트렌드를 보면 소확행의 가치와도 일맥상통하지만 다양한 청년층 소비자의 적극적인 니즈 표현에 더불어 3D프린터 등 혁신기술의 보급이 더해져 다품종 소량생산을 넘어 다품종 대량생산의 시대로 진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값싸고 좋은 제품을 많이 만들면 자연스레 팔릴 거라는 기존 산업화세대의 공식이 더 이상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필자는 중소기업지원업무를 담당하는 정책담당자로서 중소기업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유인즉슨 기존의 대기업 중심의 자본집약적 경제구조에서 벗어나 이들 변덕스러운 신 소비권력층의 사고와 행태에 대한 예리한 분석을 토대로 아이디어에 기반한 비즈니스모델을 창출하는 데는 상대적으로 유연성이 있는 중소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이다. 청년실업문제 해결의 돌파구이자 근본적 해결책이 되길 기대해본다.

홍진동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 조정협력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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