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들과의 교감을 통해 서로 마음을 보듬어 주는 소중한 만남이 있었기에 인생의 또 다른 가치와 행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말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에서 KT 위즈로 이적한 불펜 투수 전유수(33)는 올 시즌 KT의 중간 계투 요원으로 나서 팀의 첫 6위 도약에 힘을 보태며 마운드의 든든한 ‘수호신’이 됐다.
이런 전유수가 경기장 밖에서는 사람들로부터 버려진 유기견을 돌보는 ‘수호천사’로 활동하고 있어 훈훈한 감동을 던져주고 있다.
전유수는 백년가약을 약속한 약혼자 이봄이씨(28)의 권유로 지난 5월 인천 계양구 소재 인천수의사회 유기동물보호소를 방문한 것이 인연이 돼 유기견들과 운명같은 만남을 시작했다.
약혼자 이씨가 4년여 간 자원봉사 활동을 했던 보호소를 소개했고, 둘은 이때부터 함께 방문해 유기견들을 돌봤다.
6개월여의 대장정을 이어가는 프로야구 선수들로서는 봉사활동을 위해 좀처럼 짬을 내기 어렵지만, 그는 한 달에 한 번 휴식일인 월요일에 보호소를 방문해 유기견들과 시간을 보내며 견사 청소와 사료 배급 봉사를 펼치고 있다.
또한 시즌 중 수훈선수로 선정돼 받은 상금을 동물보호단체인 ‘동물권행동 카라’에 사료 100㎏을 기부하는 등 후원활동도 함께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유수는 자신이 유기견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 못지않게 얻는 것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박빙의 승부에서 마운드에 올라가 긴박한 사투를 펼쳐야 하는 내게 있어 동물들과의 만남은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고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라면서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사랑을 갈망하는 유기견을 보듬을 때면 내 마음도 함께 치유되는 기분”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시즌 후 웨딩마치를 준비하는 전유수는 봉사를 통해 따스한 인연을 맺었던 유기견의 입양을 고려하고 있다. 현재 훈련과 원정으로 집을 비우는 상황에서 선뜻 입양에 나설 시 이들에게 분리불안 등의 정서적 고통을 안겨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 유기견 입양을 결혼 후로 미룬 것이다.
전유수는 “키울 여건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순히 예쁘다는 이유로 분양받는 건 옳지 않다. 이들 역시 보호받아야 할 소중한 ‘생명’이라는 관점에서 신중하게 판단했으면 좋겠다”라며 “버림받은 고통을 딛고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전하는 유기견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이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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