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여파에 돈육 ‘외면’…소비자 절반 “덜 먹는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영향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돼지고기 구매를 꺼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가 이달 17일 소비자 5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39명(45.4%)은 ‘돼지고기 소비를 지난해 10월보다 줄였다’고 답했다. 돼지고기 소비를 늘렸다는 응답은 26명(4.9%)에 불과했다.

돼지고기 소비를 줄인 원인으로는 154명(70.3%)이 ‘돼지고기 안전성이 의심돼서’라고 답했다. ASF가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고 인체에 해가 없지만 이를 불안하게 여긴 사람들이 상당수라는 것이다.

이처럼 돼지열병 여파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국내 양돈 농가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돼지고기 가격은 1㎏당 2천770원으로 25일 2천716원보다 54원 반등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달 평균 가격 4천791원보다 42.2%나 낮은 수준이다. 소매(냉장 삼겹살) 가격 역시 1㎏당 1만 7천720원으로 집계돼 25일 1만 7천710원보다 10원 올랐다.

문제는 다음 달도 가격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점이다.

농업관측본부는 11월 돼지 도매가격에 대해 “아프리카돼지열병 살처분 등의 영향으로 도축이 줄어들어 이달보다는 오른 1㎏당 3천400∼3천600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11월 평균 도매가격이 1㎏당 3천675원인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5% 낮은 선에서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12월 모돈(어미돼지) 사육 수는 경기ㆍ강원 북부 접경 지역에서 진행 중인 살처분, 수매, 도태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줄어든 103만∼105만 마리로 예상됐다. 홍완식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