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이 서로 얼굴을 보며 이야기 나눌 기회가 많고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 학생 한 명, 한 명을 신경 써서 지도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공모를 통해 광주 분원초등학교 최초의 여성교장으로 부임한 김숙현 교장의 말이다.
광주시 남종면에 있는 분원초등학교는 1921년에 개교해 100년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지만, 상수원보호구역에 있어 개발에 제약을 많이 받는다. 인구가 많지 않아 2005년에는 학생이 60여 명으로 줄어 폐교의 갈림길에 서기도 했다. 지금은 교직원과 학부모, 지역사회의 노력으로 소통 위주의 민주적인 학교로 거듭나고 있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개발 제약이라는 단점을 팔당호가 바로 보이는 청정자연 속 학교로 장점을 살려냈고, 자연과 함께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 운영으로 호응을 이끌어 냈다.
분원초는 110명의 학생(2018년 12월 기준)이 민주적인 교내문화를 만들며 꿈을 키워가고 있다. 매주 1회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모여 소통을 위한 교육과정운영협의회를 개최하고, 한 달에 1번은 학부모와 교직원이 모여 교육과정에 대한 정보를 공유한다.
학교 옆 텃밭에서는 작물을 키우며 생태환경 교육을 진행한다. 봄에는 싹 채소와 감자를 심고, 여름에는 감자를 수확한다. 가을에는 무와 배추를 키워 김장을 한다. 계절에 따라 쑥떡, 과일 화채, 송편 등을 만들어 먹으며 추억도 함께 나눈다.
문화예술 교육 일환으로 도예ㆍ악기ㆍ합창ㆍ생태환경 교육과 계절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예술꽃 씨앗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예술꽃 씨앗학교는 자연과 전통예술이 중심이 되는 통합예술 교육과정으로 각종 프로그램의 전문 강사가 학생과 함께 각양각색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2022년까지 연차별로 ‘옛것을 배워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을 주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아이들은 자신이 사용하던 물건을 사고파는 나눔 바자도 열고 있다. 바자에서 나온 수익금은 기부금으로 쓰인다. 지난해에는 90여만 원을 모금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있는 ‘나눔의 집’과 ‘남종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 기부했다.
분원초의 이 같은 발전은 광주시와 남종면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시는 지난해 ‘특별실 및 다목적실 증축 공사비’, ‘농산어촌 방과 후 학교 지원금’, ‘초등 돌봄교실 운영비’, ‘주민지원사업비(체육시설개선)’ 등을 지원했다.
김숙현 교장은 “분원초는 작지만 아름다운 학교입니다. 위기 속에서도 100여 명의 학생 수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교직원과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 학교를 살리고자 노력해왔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그 노력에는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광주=한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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