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나는 아이, 잘 자고 있어도 깨워서 해열제 먹여야 할까?

▲ 열나는 아기_최수한
▲ 최수한

영유아를 둔 부모에게 가장 무서운 것 중 하나가 ‘열’이다. 열은 소아에서 나타나는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다. 아이가 열이 나면 보호자 역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막막해 허둥지둥하게 된다. 최수한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소아 발열에 대한 잘못된 상식과 오해는 더 큰 불안을 일으킬 수 있다”며 진단법과 대처법 등을 제시했다.

 

▲ 열 나는 아기2
▲ 열 나는 아기

■발열은 38℃ 이상일 때…체온계로 정확한 부위 열 재야

통상적으로 체온의 정상범위는 36.0~37.7℃이다. 하루 24시간 주기 중 체온은 이른 저녁 시간대에 가장 높이 올라갔다가 새벽 시간대에 가장 낮게 측정된다. 일반적으로 ‘열이 난다’의 기준은 체온이 38℃ 이상일 때를 뜻한다. 음식을 섭취한 후 또는 운동과 같은 신체 활동 후에도 일시적으로 체온이 올라가지만, 이런 현상은 ‘열’이라 할 수 없다. 정확한 체온 측정을 위해서는 고막, 액와(겨드랑이), 직장(항문) 등에 체온을 재야 한다. 체온을 측정할 때에는 반드시 체온계를 사용해야 한다. 고막 체온을 잴 때엔 아이 연령에 적당한 크기의 고막용 체온계를 귀 안쪽까지 충분히 밀어 넣고 나서 측정해야 한다. 액와 체온은 겨드랑이와 체온계가 잘 접지해야 정확한 체온이 측정된다.

■열이 나면 병원에 가야할까

유아 발열의 가장 큰 원인은 바이러스나 세균 등에 의한 감염증, 염증성 질환이나 악성종양 같은 질환이다. 발열 자체가 병이 아니라 원인질환에 의한 증상 중 하나다. 병원을 방문해 열이 나는 원인을 알아내고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고열로 뇌손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막연한 공포감도 있다. 하지만, 특별한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소아에게 열 자체가 뇌손상 등의 위해를 끼치지는 않는다. 열이 높다고 해서 원인 질병의 심각성 역시 같다고 할 수 없다.

▲ 열 나는 아기
▲ 열 나는 아기

■자는 아이 깨울 필요 없고, ‘미온수 마사지+해열제 투여’ 효과적

해열제를 먹이는 이유는 발열로 인한 아이의 보챔이나 쳐짐 등 불편감을 낮추고, 컨디션을 회복하기 위해서다. 최 교수는 “열이 난다고 무조건 해열제를 먹일 필요는 없고, 아이가 편안히 잘 자고 있다면 일부러 깨워서 해열제를 먹일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여러 종류의 해열제 섞여 먹이면 효과가 더 좋다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해열제의 복합ㆍ 교차 투여에 대한 안정성과 효과에 대한 의학적 근거는 아직 없다. 가장 좋은 것은 미온수 마사지와 해열제 투여 병행이다. 만약 아이가 미온수 마사지를 받으면서 오히려 더 보채고 싫어한다면 아이의 불쾌감이 가중되므로 중단하는 것이 낫다. 최 교수는 “아이가 열이 나는 경우 아이에게 동반된 증상이 무엇인지, 아이가 쳐지거나 잘 먹지 않으려고 하는지, 다른 증상이 동반되는지 등을 잘 살펴봐야 한다”며 또한 “해열제를 먹일 때는 의료진과 상의해 올바른 용량과 용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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