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외이도 절개 없이 만성중이염을 수술하는 방법을 개발해 세계적 이비인후과 학술지에 발표했다.
29일 한림대학교의료원에 따르면,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이비인후과 이준호 교수는 만성중이염 수술 후유증과 회복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청력개선율을 끌어올린 수술법 ‘확장형 상고실개방술 및 무-외이도절개 접근법(CIA: Canal Incisionless Approach)’을 개발했다.
중이염은 고막 바로 뒤에 있는 ‘중이’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지난 100년간 중이염 수술은 귀의 입구에서 고막에 이르는 외이도 피부 절개가 필수였다. 벌어진 외이도가 회복하기까지는 최소 두 달이나 걸렸다. 수술 과정에서 절개부위 바로 옆에 있는 안면신경과 미각 신경을 건드려 마비가 올 위험도 있었다.
이준호 교수가 개발한 ‘확장형 상고실개방술 및 무-외이도절개 접근법’은 외이도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도 만성중이염 수술이 가능하다. 안면신경과 고삭신경이 위치한 곳에 멀리 떨어진 안전한 곳에 수술할 수 있는 연결통로를 만들기 때문이다.
이준호 교수가 올 1월부터 6월까지 만성중이염 환자 79명 중 37명에게 ‘확장형 상고실개방술 및 무-외이도절개 접근법’을 시행한 결과 환자들의 평균 회복기간은 2.7주로 기존 수술법으로 치료받은 환자들(5.7주) 보다 2배 이상 줄었다. ‘확장형 상고실개방술’은 후유증 발생 확률도 현저하게 낮았다. 기존 수술법으로 치료받은 환자군(42명)은 수술 후유증 발생률이 33.3%(14명)로 나타났지만, 새 수술법을 사용한 환자들은 16.2%(6명)로 2배 이상 낮았다. 후유증도 대부분 가벼운 증상이었다.
한편, 이 수술법은 세계적 이비인후과 학술지인 ‘유럽 이비인후과 아카이브(European Archives of Oto-Rhino-Laryngology)’ 7월호에 게재됐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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