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쿠에바스, 마법군단 ‘가을야구’ 진출 이끈다

투구패턴 변화가 만든 구단 최다승 역사는 진행중

▲ 윌리엄 쿠에바스.KT 위즈 제공

KT 위즈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28)가 구단 최다승인 13승을 따내며 팀의 첫 가을야구 진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쿠에바스는 8일 열린 선두 SK와의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홈 경기에서 선발 마운드에 올라 6이닝을 2피안타, 3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아 시즌 13승(8패)을 수확하며 2015년 크리스 옥스프링이 세운 팀 투수 한 시즌 역대 최다승(12승)을 뛰어넘어 새 역사를 창조했다.

KT는 지난 시즌 뛰었던 ‘외국인 듀오’ 더스틴 니퍼트와 라이언 피어밴드를 대신해 성장 가능성이 큰 젊은 우완 강속구 투수 쿠에바스와 라울 알칸타라(27)를 올 시즌 영입했다.

시즌 초반 둘의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알칸타라가 KBO리그 데뷔전 선발승을 따낸 것을 시작으로 9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펼치며 5승 3패, 평균자책점(ERA) 2.38을 올리며 주목받았던 것과 달리 쿠에바스는 같은 기간 2승 4패, ERA 5.20에 그쳐 우려를 샀다.

시속 150㎞를 웃도는 패스트볼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힘으로 찍어누르는 단조로운 볼 배합이 문제였다.

이에 ‘투수 조련사’ 이강철 감독은 6월 7일 롯데전을 앞두고 쿠에바스를 불러 변화구 구사율을 높인 투구패턴 변화를 주문했다. 그동안 미국에서 야구를 배웠던 그였기에 선뜻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지만, 그는 KBO에서 살아남겠다는 의지로 이 감독의 조언을 따랐다.

쿠에바스는 패스트볼과 구속 차가 큰 커브를 비롯해 커터,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 비율을 높여 타자와의 수 싸움에서 앞서갔다.

여기에 긴 이닝을 효과적으로 투구하는 노련미를 더하며 이후 15경기에서 10승 3패, ERA 2.39, 이닝당 출루허용(WHIP) 1.02의 성적을 거둬 명실공히 KT의 에이스로 우뚝섰다. 조언 이전 12경기서 3승 5패, ERA 4.93, WHIP 1.31을 올렸던 것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발전이었다.

쿠에바스는 “미국에서 했던 투구패턴이 한국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새로운 리그에서 생소한 타자들을 만났기에 배우다는 자세로 시즌에 임하게 됐다”라며 “구단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KT는 좋은 팀이기에 5강 경쟁에서 충분히 우리에게 기회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시즌 중반 이후 진화를 거듭하는 쿠에바스가 팀의 에이스로서 NC와의 5위 경쟁을 승리로 이끌며 KT를 가을야구로 초대할 수 있을 지 기대가 된다.이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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