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는 유달리 ‘막말’을 양산시켜 우리 사회가 심각한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정치인들의 막말이 슬픔과 고통을 겪고 있는 피해 당사자들 가슴에 대못을 박고 있는 셈이다. 한편 오랫동안 공석이었던 제1야당 대표가 올 2월29일 황교안 전 국무총리로 채워졌다. 일각선 정치발전을 기대했으나, 평소 이미지와는 달리 첫출발부터 ‘강경 장외투쟁 일변도’로 이어져 되레, ‘그 밥에 그 나물이다’라고 실망한 눈치다. 따라서 지지율이 추락하고 “과거 점잖다는 평가는 물거품 되고 위선적이다”라는 혹을 달게 됐다. 또한 정치 초짜로서 실언과 막말이 반복되면서 언론에서도 후한 점수에 인색했다. “차라리 정치에 등장하지 않는 게 사적으로 더 행복할 것이다”라는 세간의 수군거림이 나오는 판이다.
최근 정치인의 막말은 도를 넘어 최악의 상황이다. 사실상 ‘막말’의 사전적 의미는 ‘되는 대로 함부로 하거나 속되게 말함’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더 정확한 의미는 ‘의도를 가지고 상대방을 조롱하거나 국민을 무시하고 불쾌감을 주는 말장난이다’라고 확대해석한 경우도 있다. 삼척동자가 들어도 기가 찰 정도로 저급하고 유치한 막말을 해놓고 그게 무슨 막말이냐고 항변한다. 우리 정치인의 국어실력 수준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종편 패널들도 막말은 마찬가지다. 그들도 진영논리에 따라 절묘한 주장으로 두둔하거나 비호한다. 그뿐만 아니다. 일부 유튜브는 막말보다 더 나쁜 가짜뉴스를 퍼뜨려 이미 혹세무민의 도구로 전락됐다.
실제로 정치인들의 막말은 우리 청소년들의 인격형성과 공동체 언어순화에 역행해 보이지 않는 해악이 엄청나게 크다. 돌이켜보건대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이 이슈로 떠오를 때, 젊은 남녀들이 직장서 퇴근 후 피로도 잊은 채 촛불집회에 빠짐없이 참여하여 “이게 나라냐”라고 목청껏 외쳤다. 그 이후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지 3년차인 지금, 과연 촛불 민심의 요구가 얼마나 충족됐는지 나름대로 평가해보고는 크게 낙망했다는 뒷말이 무성하다. 더불어 제대로 적폐청산이 안 되고, 그 세력들이 반성은커녕 반격에 나섬에도 정부가 나약한 국정운영으로 수세에 몰리고 있다고 볼멘소리가 흘러나온다.
반면 박정권 실각 이후 주말마다, 광화문 광장에는 어버이 부대와 엄마부대 극우단체 등으로 유례없는 색깔론의 진풍경이 펼쳐진다. 여기에는 현 정부와 문 대통령을 향해 “김정은 대변이니, 종북 빨갱이니” 온갖 욕설로 분탕질하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근래 들어 한국에 경제 보복한 아베 총리를 노골적으로 지지한 발언들이 위험수위다. 이 같은 일탈은 명백히 매국행위다. 참으로 몰상식과 무지의 극치를 넘어 무질서와 혼란을 부채질해도 사법당국은 수수방관하고 있다.
또다시 “이게 나라냐”는 말이 여러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정치인이 국가와 국민 위한 헌신과 봉사보다 자당의 패권과 권력을 잡기 위한 정치적 꼼수를 피운다면 국민은 등을 돌린다. 벌써 21대 총선이 발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지혜롭고 현명한 유권자의 올바른 판단과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막말 정치인을 기필코 퇴출시켜야 정치혐오로부터 자유로워진다. 그래야, 정치도 살고 국회도 제구실하게 될 것이다.
박정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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