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평섭 칼럼] 후쿠시마원전, 태평양에 放流마라

‘신(神)도 도깨비도 없었다. 국가도 믿을 수 없었다.’

일본의 세계적인 사진작가 후지와라 신야(藤原 新也)가 2011년 3월에 있었던 후쿠시마 쓰나미 현장을 둘러보고 절망적인 상황을 그렇게 토해 냈다. 그는 그보다 앞선 1995년의 일본 고베지진 때를 회고하며 ‘그래도 고베 지진은 고베라는 마을이 남아 있었다. 그런데 이번 후쿠시마 대지진은 아무것도 없고 쓰레기뿐’이라고 한숨지며 정부에 대한 비판도 서슴치 않았다. 2차 세계대전 때는 일본이 이기고 있다고 했는데 참혹하게 패배했고 이번 후쿠시마 지진에 대해서도 체르노빌 원전사고의 수준을 오버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믿을 수 없다는 것.

얼마나 그 당시 상황이 처참했으면 같은 일본인이면서 이렇게 분노를 터뜨렸을까?

‘동일본대지진’으로 표기되는 이 지진은 진도 9.0으로, 2004년의 인도네시아 스마트라 지진에 이어 세계 4번째 규모였으며, 히로시마에 투하됐던 원자탄의 2천700배 위력을 가진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재앙이었다. 이 지진으로 사망자 2만명, 실종자 2천여명 등 막대한 인명손실이 있었으며 이로 인한 피난민은 47만명이나 되었다. 특히 지진의 직접 피해는 쓰나미로 가중되었는데 센다이시가 직격탄을 맞아 해변의 시가지와 산야를 초토화시켰다. 그러나 그 피해가 여기서 끝나지 않고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마저 쓰나미의 직접 피해를 입게 됨으로써 ‘해양오염’이라는 세계적인 고민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 공기와 해수오염에 대한 일본측이 취한 전문적 대책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만 그러나 2011년 4월7일 우리나라 전역에 내린 비에서 요오드, 세슘 등이 검출되었는데 KINSC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다행이 인체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했지만 이것이 공기로는 편서풍을 타고 왔으며 인근 중국은 물론 유럽에 까지도 퍼져 나가는 이동성에 유의해야 할 상황이다.

역시 이런 이유로 우리 정부는 후쿠시마원전 인근 8개현에서 잡히는 수산물 수입규제를 하고 있고 일본은 오염수치가 국제규정에 위반되는 것이 아니어서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변하며 WTO에 제소까지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이 곧 원자로 냉각과정에서 나온 오염수와 지하수를 태평양으로 배출시킬 것으로 알려져 가장 가까운 우리나라로서는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보도에 의하면 올해 또는 도쿄 올림픽이 끝나면 약 110만톤의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한다는 것인데 이럴 경우 7개월안에 제주도 해역과 동해까지 오염이 확산될 것이라고 독일 킬 해양과학연구소는 전망했다. 국제적인 환경단체 그린피스도 100만톤의 오염수를 방류하면 1년안에 쓰시마 난류를 타고 우리 동해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이와 같은 해수오염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 해양에 까지 해당되지만 가장 인접한 우리로서는 민감할 수밖에 없다. 당장은 인체에 영향이 없다 해도 바다생물체에 축적된 오염이 결국 우리 몸 안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것인가?

따라서 우리는 과학적이고 팩트(FACT)에 근거한 논리로 일본환경단체는 물론 국제 환경단체와 협력하여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하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며 일본도 오수 처리에 대한 다른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오수 방류는 부메랑이 되어 일본에도 불행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변평섭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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