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 이이 선생 학문연구소
1966년 원형과 다르게 조성돼
市, 도에 내년 본예산 편성 요청
파주시가 조선 중기 유학자이며 경세가였던 율곡 이이 선생(1536~1584)의 학문연구소였던 ‘화석정(花石亭)’을 해체 후 본래 모습으로 복원하기로 했다.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61호인 화석정이 군사정권시절인 1966년 원형과는 전혀 다르게 엉터리로 복원됐다는 지적(본보 2018년 11월25일자 16면)에 따른 것이다.
파주시는 “화석정을 본래대로 복원하기 위해 경기도에 내년도 본예산에 관련예산을 편성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22일 밝혔다.
앞서 지난 5월 화석정을 복원하기위해 화석정과 그 주변에 대해 시굴조사를 마친 시는 예산이 확보되면 1966년 복원 이후 54년만인 내년에 화석정복원추진위원회 등을 구성, 복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문헌과 사진자료를 참고해 해체 후 복원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시의 화석정 복원 계획에 따라 지역내 향토사가들은 이번엔 제대로 된 복원을 해야 한다라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현국 파주 향토연구가는 “화석정 구조는 허봉 선생의 ‘조천기(朝天記)’에 남아 있는 것처럼 정자 일부분에 방을 만들고 구들을 놓아 겨울에도 사용했다”며 “화석정은 단순히 경치를 감상하거나 유흥을 즐기는 유흥상경(遊興賞景) 정자가 아닌 상시 사용하는 학문연구소로 쓰였다”고 강조했다.
차문성 파주문화원 향토사연구소장은 “이의무의 ‘화석정부병서’와 율곡 이이의 증조부 이의석의 ‘묘표음기’에 기록된 ‘별서’를 근거로 볼 때 화석정은 기화요초(奇花妖草)와 괴석이 존재했던 별서원림(別墅園林 내외부경관감상별장)이었다”며 “윤증의 ‘명제연보’에는 화석정은 정면 세칸, 측면 두칸의 판장문(널빤지로 만들어 달아 놓은 문)을 설치했다. 잠을 잘 정도로 방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화석정은 고려말 야은(冶隱) 길재(吉再 1353~1419)가 살던 곳으로, 이이 선생의 5대 조부인 이명신이 1443년 물려 받았다가 1592년 임진왜란 중 불에 타 없어진 후 증손인 이후방ㆍ이후지에 의해 1673년 복원됐다. 하지만 6ㆍ25전쟁 때 다시 소실됐다가 1966년 복원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 글씨체로 현판을 써 지금까지 걸려 있다.
파주=김요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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