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동아시아 국제관계와 한일관계

중미관계는 각국 국내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무역수지 마찰에서 IT와 기술을 포함한 첨단산업으로 확대되며 중국 첨단산업은 미국의 중점 제재대상이 되었고, 이에 중국은 미국 농산품 수입제재와 환율 방관 및 중국 내 일부 미국기업에 대한 조사로 미국 무역 관세와 첨단산업 제재의 창에 방패로 대립하고 있다. 더 나아가 미국의 중국 수입에 의존하는 희토류 수출과 중국 보유 미국 국채 카드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도 나오고 있다. 즉, 안보와 경제이익이라는 측면에서의 미국의 우세와 현상유지가 중국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요즘 중요한 이슈로 등장한 1997년 반환된 홍콩 사회 소요문제는 홍콩사회 내 존재하는 가치관과 체제 간 혼돈이라는 모습과 더불어 중국과 외부세계의 대립이라는 측면에서도 복잡한 형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사회 가치관과 체제의 충돌이기도 하지만, 중국의 ‘일국양제’가 실시되고 있는 홍콩이 심천(深)을 대표하는 광둥성 개혁개방특구의 발전과 중국경제력에 홍콩 특유의 자체적 역량이 줄어든 이유도 있다. 즉, 과거 중국의 대외 창구였던 홍콩은 이제 중국 중앙정책인 대만구(大灣區ㆍ광동성과 홍콩, 마카오 경제권)에 포함되는 일부이고 이 중심축은 심천과 광저우(廣州)가 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내년 1월 총통선거를 앞두고 있는 대만에서는 미국과 역사적 협력을 같이한 중국 국민당이 대만의 국민당으로 변하고 현재 집권세력인 민진당에 고전을 면하고 못하고 있다. 미중간의 대립에서 현재 대만은 중국대륙과 경제, 문화적으로 교류하며 안보적으로 미국과 맥을 같이하고 있는 지역인데, 중국의 ‘일국양제’가 실시되는 홍콩과 마카오의 변화는 양안관계(중국대륙과 대만)에도 영향을 미치며 미중관계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기에 대만과 홍콩문제는 미중관계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은 한국이나 일본 그리고 대만에서 어떠한 색채의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그에 맞게 협력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의 경쟁국인 러시아와 중국을 경쟁하게 위해서는 그들에게 이들 국가의 여당이나 야당은 모두 중요하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현재 미국은 이러한 경제와 산업 전반의 문제뿐만 아니라 안보적인 측면에서도 중국의 국내외정책의 종합편인 일대일로 정책과 러시아의 동아시아 전략은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과 대립하고 있는데, 한미일 동맹과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협력에서 한반도의 남북한도 미묘한 변화의 축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일본은 미일동맹에 근거하여 중국과는 관계를 개선하면서 러시아에는 대립각을 갖고 있는 형상이다.

이와 비슷하게 동북아의 분쟁지역인 한반도의 북한도 중국, 러시아와 안보와 경제적 협력을 하며 미국과의 관계는 개선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동아시아 정치는 미국, 중국, 러시아와 일본뿐만 아니라 북한도 현안인 국내문제를 중심으로 국제협력을 풀어나가는 형세를 보이고 있는데, 한국의 국내 상황은 이러한 국가들의 상황과는 사뭇 다르게 복잡하다. 이런 측면에서 남북한 문제를 비롯한 한미, 한중문제를 포함한 한일 간 현안은 경제와 안보라는 측면에서 정부정책이 종합적으로 집중되어야 할 영역이다. 미중마찰이라는 동북아 구조에 한일마찰은 진영 간 안보대립과 첨단산업과 경제의 대립으로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현재 외국의 분위기는 한일대립에서 일본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그래서 국민적 단결과 기업과 정부의 협력은 한일경제마찰에서 안보이익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경제이익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갖고 있다. 정부와 국민의 노력으로 국가의 안보와 경제이익에 더 많은 힘을 기울여야 주변국과 세계가 우리를 다르게 볼 때 한국의 지위는 한층 높아질 것이다.

김진호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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