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나도 우리집 귀한 자식이다

한선재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장
한선재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장

세계 최고의 축제인 FIFA 월드컵에 출전하는 축구선수는 수백억원의 연봉을 받는 스타들이 즐비하다. 월드컵 축구 공인구는 2010년까지 인도와 파키스탄 등 빈곤국에서 10살 전후 어린청소년들이 원화로 100원 정도를 받으면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청소년 노동인권 실태에 경종을 울렸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대체적으로 고정된 직장보다 알바를 시작으로 노동현장을 경험하게 된다. 포털 알바몬의 2017년 조사에 따르면, 첫 알바 평균 나이는 19.4세로 조사됐고, 20대는 수능시험 후 용돈마련을 위해서 시작한 청소년들이 37.9%로 가장 많았다. 알바 경험 시 어려운 점은 언어폭력, 성희롱과 갑질, 최저임금 미지급, 근로계약서 미작성, 부당한 처우를 받았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청소년 기본법은 9세 이상 24세 이하를 청소년으로 규정하고, 청소년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정당한 대우와 권익을 보장받음과 동시에 스스로 생각하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하며, 보다 나은 삶을 누리고 유해한 환경으로부터 보호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국가와 사회가 필요한 건전한 민주시민으로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기본이념으로 정의했다. 그러함에도 알바 경험자들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노동인권을 침해당하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노동경험이 부족한 알바생들은 그들의 권리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거나 권리가 있는지 조차도 모른 채 현장에 뛰어든다. 우리 사회의 핫 이슈가 된 최저임금 보장이나 주휴수당은 성인노동자들도 권리침해를 당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악용할 것이 아니라 미리 가르쳐주고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도움을 주는 것이 국가의 책무이다.

노동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준수, 최저임금 보장 등은 법제화 이후에도 지켜지지 못했고 최근까지도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사업장내 인명사고 등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아직 노동존중 의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근거이다. 모든 노동자들을 거론하기에 앞서, 청소년 노동인권은 우리사회가 더 많은 관심은 물론 노동의 가치가 상품(商品)으로 전락되지 않도록 보호되어할 당연한 권리이다.

유럽이나 미국은 학교에서 노동관련 전문상담이나 변호사를 채용하여 교육한다. 우리는 아직 이런 제도가 도입되지 않고 있다. 다행이 지난 7월 경기도교육청 노동인권교육 진흥 조례가 직업교육관련 학교나 학과인 경우 연 2시간 이상 노동인권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개정된 것은 의미있는 변화이다. 더불어 학교밖 청소년들에 대한 노동인권교육도 확대되어야 한다.

경기도는 경기도교육청과 평생교육진흥원이 함께 청소년 노동인권 지원사업을 통해 도내 중·고교생 및 학교밖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노동인권의 가치와 중요성, 노동의 권리침해 등을 교육하고 있다. 특히 민선 7기 새로운 경기도는 노동국을 신설하는 등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도정철학을 실현하고 있으며, 다양한 현장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8월 21일 킨텍스에서 ‘제1회 청소년 노동인권 박람회’를 개최한다.

노동은 인간의 삶과 분리될 수 없으며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 오는 보편적 행위이고 사회를 구성하는 축이다. 노동자에 대한 인권은 나이로 인해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헌법의 기본정신이다. 누구나 함께 누리는 권리가 공정한 세상이다. 광역정부 최초로 ‘경기도 청소년 노동인권 박람회’ 개최를 계기로 우리의 아들, 딸들이 사회적 위험에 노출되지 않는 성숙한 문화로 발전되기를 기대한다.

한선재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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