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공공가축분뇨처리장 이유석 과장 “환경 직업군에는 후퇴가 있을 수 없다”

“온도나 환경 변화에 민감한 미생물들이 쇼크가 오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하루 150t의 가축분뇨를 처리하는 양평군 공공가축분뇨처리장에는 ‘걱정병 환자(?)’가 있다.

이유석 과장(39)이 그 주인공이다.

이 과장에게 미생물은 애지중지하는 귀한 존재다. 오염원을 정화하는데 핵심 역할을 하는 미생물은 온도나 환경에 민감해 어떤 원인에 의해 미생물이 죽거나 활동을 멈추는 ‘미생물 쇼크’가 오면 정상회복에 6개월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 과장은 “축산농가에서 예방주사를 놓을 때 한 방울의 약물이라도 분뇨에 직접 닿으면 이런 쇼크가 일어날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

제주도 출신인 이 과장은 인하대 환경공학과를 졸업하고 양평에 정착한 지 10년째다. 그와 함께 근무하는 5명의 동료는 그를 ‘걱정 병 환자(?)’라고 짓궂게 몰아세웠다.

아무리 사소한 문제라도 완벽하게 처리하려는 그의 성격 탓이다.

이 과장이 이런 성격을 가지게 된 것은 환경업무가 가진 특성 탓이다. 일반 생활폐수보다 고농도의 축산분뇨를 정화하는 일련의 공정에 사소한 문제라도 생기면 수도권 주민의 식수원에 큰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장은 환경시설에 대한 주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을 때가 있지만, 환경 직업을 선택한 것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이 있다.

그는 “환경 직업군에는 후퇴가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날로 늘어가는 오염원에 맞서 환경을 지키는 일에는 기술발전과 사회적 수요가 끊임없이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식수원인 한강 물을 지키고, 축산농가가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이 과장과 그의 동료는 ‘미생물’처럼 고마운 존재들이다. 양평=장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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