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무력증’을 앓고 있는 고위험산모, 무리한 응급수술 조심해야

‘자궁경부무력증’을 앓고 있는 고위험산모에 대한 무리한 응급수술은 다음 임신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자궁경부무력증은 임신 18~23주에 태아를 지탱하는 자궁경부에 힘이 없어 진통 없이 태아가 자궁 밖으로 나와 조산 것을 말한다.

자궁경부무력증의 초기 증상으로 잦은 배뭉침과 질 분비물의 증가 등이 있지만, 이는 임신 중 겪는 일반적인 증상과 비슷해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다. 특별한 증상 없이 진행되는 경우도 있어 조기에 발견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자궁경부무력증 환자는 오랫동안 양막이 밖으로 노출돼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보통 양막이 오랜 시간 외부에 노출됐다면 세균감염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아 항생제를 사용 후 수술을 시도하는데, 이는 오히려 자궁수축을 자극해 조산이 더욱 빨라질 수 있다.

경규상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자궁경부무력증 환자 중에는 안타깝지만 태아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있다”며 “부적합 환자에게 무리하게 응급수술을 하는 경우 출산이 계속해서 진행되며 자궁경부가 찢어지고 흉터가 남아 다음 임신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궁경부무력증이 진단되면 양막이 질로 빠져나와 있어, 이를 복원시키기 위해 자궁경부결찰술을 시행하지만 응급수술의 경우 조기진통이 생기거나 양막이 파수될 확률이 높다”며 “자궁경부무력증으로 진단되면 다음 임신부터는 임신 12~13주에 예방적 자궁경부결찰술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궁경부무력증을 앓고 있는 고위험산모가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임신 중 관리다. 특히 비만은 임신중독에 의한 임신성고혈압을 일으킬 수 있고, 임신성당뇨병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는 조산확률을 높이기 때문에 조심해야한다. ‘대부분 임신을 하면 잘 먹어야 한다’는 속설 때문에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먹거나 과식을 하는 경우도 많은데, 임신 중에는 평소 적정 섭취량보다 100~300kcal 정도만 추가 섭취하는 것이 좋다.

경규상 교수는 “현대인들은 평소 영양섭취가 충분하기 때문에 임신 중 과도하게 음식을 섭취할 경우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고위험산모는 적절한 식단 관리를 통해 조산위험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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