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수원군공항 화성 이전을 반대하는 이유

동탄이 예전에 면(面)이었을 때, 본인은 동탄면 반송리의 마지막 이장이었다. 고향은 강원도 속초지만 아파트가 지어지기 전 허허벌판이던 시절부터 이곳에서 한 20년을 살았으니, 화성사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 동탄 주민들로부터 경기 남부권 신공항, 민군통합공항이 대체 무엇이냐는 질문을 종종 받고 있다. 어려운 얘기가 될 것 같으니, 쉽게 비유를 들어 설명해보겠다.

“나는 집이 동탄이지만, 궁평항 쪽에 정원을 가꾸고 있다. 주말이면 가족, 친구들과 함께 궁평항을 찾아 이웃들과 교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2년 전 수원에서 웬 영업사원이 찾아와서는, 자기가 볼 때 우리 집 정원이 넓어서 왕갈빗집을 남들보다 크게 내면 대박이 날 거라며 프랜차이즈 화성지점 가맹을 권한다. 처음엔 창업 지원금을 주고, 인테리어도 해준다고 하니 솔깃했다. 치킨집도 같이 차리면 더 수익이 날 거란다. 그런데 시장 조사를 해보니 이 프랜차이즈, 문제가 많다. 지방은 모두 적자고, 인천이랑 김포 지점만 잘 된다. 딱 봐도 망할 게 뻔히 보이는 데다, 시끄럽고 열심히 가꿔놓은 정원만 망가질 것 같아서 거절했다. 그래도 걱정이 가시질 않아 프랜차이즈 본사에도 직접 알아보니, 인천과 김포 매장을 확장하면 몰라도 경기 남부권에 추가 지점을 내는 건 전혀 고려해 본 적이 없다고 답변을 해줬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는가? 이야기는 수원전투비행장 이전 문제를 빗댄 거다. 지난 2017년에 화성시 우정읍 화옹지구 일대가 수원군공항 예비이전후보지로 선정됐다. 수원시는 권선구 장지동 일원에 있는 수원전투비행장을 지금보다 2배 이상 크기로 화성시에 옮기자고 국방부에 건의했다. 하지만 화성시민 70% 이상이 반대하고 있고, 화성시가 추진 불가 입장을 밝힌 이상, 수원군공항은 법적으로 이전이 불가능하다.

이 여론을 뒤집어보려는 의도인지 최근 수원시는 자꾸 민군통합공항이 들어오면 화성시가 발전될 거라고 떠들고 있다. 말이 안 되는 우스운 소리다. 인구가 줄고 세수가 적어 공항 유치에 사활을 거는 지자체도 있겠지만, 우리 화성시는 다르다. 전국 인구증가율 1위, 경기도 내 재정자립도 1위를 자랑하며 폭발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농어촌과 도시가 공존하는 특성을 살린 화성시의 발전계획이 실행 중인 상황에서, 수원군공항이 이전한다면 이 계획들이 모두 수포가 될 것이다. 그뿐인가? 국토교통부는 이미 지난 4월, 경기 남부에 민간공항 건설을 검토한 바 없다고 발표했다.

지구상의 생물 중 어느 한 종을 잃는다는 것은 비행기 날개에 달린 나사못을 빼는 것과 같다는 명언이 있다. 동탄 주민들은 군공항은 물론이고 여기에 딸린 민간공항도 필요 없다. 수도권 2천500만의 바다 정원, 화성시 서해안의 생태 가치가 더 소중하기 때문이다.

주홍수 수원비행장 화성이전반대 시민대책위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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