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로 3년 차인 외국인 거포 제이미 로맥(34ㆍSK 와이번스)과 멜 로하스 주니어(30ㆍKT 위즈)가 팀 상승세를 견인하며 ‘장수용병’의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
올 시즌 KBO리그 외국인 타자 10명 중 4명이 교체의 칼바람을 피하지 못한 채 팀을 떠났지만, 둘은 입지를 공고히 다지며 장수용병으로 거듭나고 있다.
공인구 반발계수 조정에 따른 ‘투고 타저’ 현상으로 팀마다 야심차게 영입했던 외국인 타자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하나 둘 짐을 쌌다.
먼저 KIA의 제레미 해즐베이커는 극심한 타격 부진 속 지난 5월 10일 ‘방출 1호’ 선수라는 불명예 속 퇴출당했고, 이어 수비형 용병인 롯데 카를로스 아수아헤가 안정되지 못한 실책성 플레이로 지난달 11일 웨이버 공시됐다.
이후 교체 러시는 가속화 됐다. 이달 3일 NC가 크리스티안 베탄코트를 방출했고, LG 역시 올스타전을 앞둔 10일 고질적인 허리 부상에 시달린 토미 조셉을 웨이버 공시했다.
올 시즌 퇴출당한 선수들을 살펴보면 공교롭게도 모두 새롭게 한국 무대를 밟은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베테랑 용병’ 로맥과 로하스는 자신의 강점을 뚜렷하게 보여주며 SK의 선두 질주와 KT의 첫 5강 경쟁에 중심 축을 담당하고 있다.
로맥은 2017시즌 대니 워스의 대체선수로 SK에 입단해 첫해 102경기에서 31홈런으로 가능성을 선보인 후, 지난해에는 타율 0.316, 43홈런을 터뜨려 그동안 용병 타자 부진에 속앓이를 했던 팀 고민을 해소시켰다. 올 시즌 역시21개의 공을 담장 밖으로 넘기며 팀 동료 최정(22홈런)에 이어 홈런 2위에 오르는 활약을 펼쳤다.
또 2017년 조니 모넬의 대체 타자로 영입돼 후반기 맹타를 휘두르며 재계약에 성공한 로하스는 두 번째 시즌인 지난해 타율 0.305, 43홈런을 때려내며 맹활약을 펼친데 이어 올해에도 타율 0.332, 16홈런으로 KT 상승세의 선봉장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둘의 공통점은 경험에서 나오는 적응력을 앞세워 시즌 초 부진을 스스로 극복해냈다는 것이다.
개막 후 4월까지 로맥이 타율 0.224, 5홈런, 로하스가 타율 0.274, 4홈런에 그치며 ‘해결사’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지만, 날씨가 풀린 5월 이후에는 국내 투수진의 약점을 파고드는 ‘한방 능력’을 과시하며 슬럼프서 탈출했다.
각 팀이 외국인 선수 부진으로 속앓이를 하는 상황에서 ‘터줏대감’ 로맥과 로하스가 SK의 ‘통합 우승’과 KT의 ‘가을 야구’ 진출에 앞장서며 다음 시즌도 함께할 지 지켜볼 일이다. 이광희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