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오토 웜비어가 고국인 미국 땅에서 젊은 생을 마쳤다.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었다. 외교 교섭으로 북한에서의 긴 억류생활에 종지부를 찍은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7월 초 호주국적의 20대 학생이 북한에서 석방되었다. 건강하게 풀려난 그는 세상 사람들의 환호를 받았다. 고국 호주에서는 모두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호주 총리는 유럽의 한 나라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스웨덴이다.
오래전 발틱해에서 여객선 에스토니아호가 한밤중에 침몰하는 사건이 있었다. 여객선에 탑승했던 한 스웨덴 청년은 운 좋게도 구명정에 몸을 실었다. 구명보트에 같이 있던 한 젊은 여성에게 그는 한 마디를 던졌다. 살아남으면 다음에 저녁을 사겠다고, 절체절명의 순간에 북유럽 남자의 여유를 보였다.
그들은 생존했다. 나중에 그는 그녀를 디너에 초청했다. 이 이야기는 스웨덴 텔레비전에 소개됐다. 그는 나중에 정치인이 됐다. 최근 호주 청년의 석방을 위해 북한과 외교 교섭을 한 사람이 스웨덴의 사민당 정치인인 그였다. 800여 명이 희생된 그곳에서 남의 도움으로 구조된 그는 남을 도우러 나선 것이다. 타인의 손길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그는 기다리는 손길을 쳐다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여전히 미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미셸 오바마는 영부인 시절 중요한 말을 한 적이 있다. 누군가에게 다가가 “일으켜 세워 주세요”라며 이 시대 가장 위대한 한 여성은 힘차게 그리고 진지하게 말했다. 다가와 주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경기도에도 많이 있다. 누군가에게 다가가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장 소중한 가치의 하나다. 그들을 외면하지 않는 것이 경기도민들의 정신의 한 부분이 되어야 한다.
‘새로운 경기’를 위해서는 새로운 발상이 필요하다. 안일과 고식의 틀을 넘어 창의적인 발상을 담대하게 해야 한다. 도내 각 군과 시의 주민들이 모두 전략적인 생각을 하면서 미래를 만들어 갈 때다. 새로운 문화를 선도하는 ‘경기’여야 한다. 대외적으로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참신한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어 고무적이다. 수원의 팔달문 인근부터 저 북쪽 연천에 이르기까지 멋진 모습으로 다듬어지고 있다.
경기도는 수도 서울을 에워싼 변두리로 머물 수 없다. 부동산 가격은 더 낮다 하더라도 시민의식은 더 높아야 한다. 마음속 깊이 스며 있는 온기는 더 따스해야 한다. 유럽에서, 미주에서,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오는 외국인들이 머지않아 경기도의 매력에 젖게 될 것이다. 매력은 경기도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만드는 것이다.
북유럽의 스웨덴이란 나라는 좋은 이미지를 쌓아 왔다. 스웨덴인들은 노벨상부터 한반도 이슈와 관련한 평화의 중재자까지 특별한 이미지 관리를 해 왔다. 광명, 일산 그리고 여타 경기도 내 도시들로 뻗어나갈 이케아 가구부터 음악, 스포츠, 예술에 이르기까지 매력적인 국가 브랜드를 창조했다. 북구의 한 조용한 국가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잠재력을 힘차게 발현하는 우리는 더 잘해낼 수 있다. 경기도가 기존의 이미지를 더욱 화사하게 가꾸고 있다. 산뜻하면서도 포용적인 대한민국의 중심지역으로 발돋움해가고 있다. 세계 속에서 조용히 그리고 확실히 빛나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최승현 경기도 국제관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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