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오승환’으로 불리는 SK 와이번스의 마무리 투수 하재훈(29)이 SK의 정규리그 독주체제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하재훈은 2일 오전까지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에서 37경기에 등판해 5승 1패, 18세이브, 평균자책점 1.25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올 시즌 압도적인 피칭으로 팀의 마무리 보직을 꿰찬 그는 반환점을 돈 정규시즌 구원 부문에서 NC 원종현(19개)에 1개 뒤진 공동 2위에 올라 구원왕 경쟁을 본격화했다.
2008년 마산 용마고 졸업 후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를 거쳐 외야수로 활동했지만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한 채 국내로 유턴한 하재훈은 지난해 SK에 입단해 투수로 전향해 일대 전환점을 맞았다.
이후 하재훈은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에서 불 같은 강속구로 코칭스태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이후 제구를 가다듬는 노력 끝에 올해 압도적인 기량을 뽐내고 있다.
그의 활약을 뒷받침하는 원동력은 패스트볼의 위력과 강한 정신력이 꼽힌다.
프로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하재훈의 직구 구사율은 76.2%로 패스트볼 위주의 피칭이 주를 이루지만, 최고 시속 155㎞에 달하는 강력한 직구는 타자들에게 ‘언터쳐블’로 꼽힌다.
그의 패스트볼은 구속뿐 아니라 구위 역시 훌륭하다. 공의 무브먼트 기준인 평균 회전수(rpm)가 리그에서도 압도적이다.
올 시즌 하재훈의 직구 평균 회전수는 2천500rpm을 상회한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도 2천300rpm이면 수준급 투수로 불리는 만큼 빅리그에서도 최상위권 순위에 들만 한 수치다. 따라서 그의 공을 정타로 때려내는데 어려움을 겪는 타자들은 구종을 예측하고도 쉽사리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강인한 정신력도 그의 활약에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하재훈은 지난달 22일까지 30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지속하며 오승환(콜로라도 로키스)이 삼성시절 보유한 KBO리그 역대 최장 연속 경기 무실점 기록(31경기)에 1경기 차로 다가섰지만, 이튿날 두산전에서 연속 안타를 맞고 1실점하면서 기록행진이 아쉽게 중단됐다.
대기록을 앞둔 상황에서 일격을 당해 정신적으로 무너질 수 있었지만, 그는 계속 마운드를 지키며 이어진 위기상황을 추가 실점 없이 막아내며 자신의 임무를 무사히 마쳤다. 기록이 깨졌다는 부담감보다 후속 타자를 잡아 팀 승리를 지켜내야 한다는 집중력이 돋보였다.
강인한 멘탈과 위력적인 속구로 올 시즌 KBO리그를 평정하고 있는 하재훈이 SK의 통합우승과 개인 구원왕 타이틀을 따내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낼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이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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