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치거나 아플 때 쉽게 찾는 곳 중 하나는 약국이다. 약사에게 부담없이 내 증상을 설명하고, 간단히 상담을 받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기 때문일 테다. 박영달(60) 경기도약사회장은 지난 28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약사의 직능을 확대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이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경기도약사회가 되겠다”라고 말했다.
지난 2월 8천여 명의 회원이 속한 제62회 경기도약사회장으로 취임한 그는 어깨가 무거울 법도 했지만, 자신감이 흘러넘쳤다. 그도 그럴 것이 30대 초반인 지난 1992년 약사회에 발을 디뎌 27년간 약사회와 약업의 발전, 지역과의 상생 등을 고민해왔다. 박 회장은 “‘약사의 가치를 높이는 일해야겠다’라는 마음으로 오랜 세월 몸을 담아온 만큼,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그림을 그려왔다”며 “‘상생하는 약국경제 창조’, ‘지역보건을 선도하는 정책약사회’, ‘행복한 약사’를 잘 구현해내겠다”고 강조했다.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취임하자마자 그가 매달린 것은 약사의 직능 확대와 도민건강 증진이다. 박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되면서 약사는 이제 카운터 안에서만 의약품을 제조해선 안 된다. 환자를 찾아가고, 케어(care)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약사회는 지난 2016년 도의회에서 조례로 제정해 시행 중인 의약품 안전사용교육과 방문약료에 근거해 소외계층 노인 등의 집을 찾아가 복약지도를 해주고 있다. 박 회장은 “노인 환자들은 방에 약 종류가 많지만, 제대로 된 복약 없이 드시는 경우가 많아 오남용 하는 경우가 상당수”라며 “올해는 12개 지역에서 450명에게 방문약료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커뮤니티케어 시범사업에 도약사회의 역할도 점점 더 커질 전망이다. 박 회장은 “현재 범정부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커뮤니티케어 등 국민 복지증진사업에서 보건분야는 필수적인 것”이라며 “경기도약사회에서 수년간 지속해 온 경험과 인프라가 구축된 방문약료 사업이 복지분야 서비스의 주요 영역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약사회는 요양원 등 시설에 입소한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방문약료, 학교약사도 추진 중이다. 시설 입소 환자의 방문약료 사업과 관련해선 오는 9월 경기복지재단, 도의회가 공동으로 정책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약국 경영 활성화, 커뮤니티케어 사업의 주도적 역할 모색, 편법약국 개설 차단, 기타 성분명 처방 시행 등 약업계의 시급한 현안을 짚으면서도 인터뷰 내용의 절반가량을 차지한 것은 ‘도민’과 ‘사회공헌’이었다. 실제 도약사회는 의약품과 생필품 지원, 해외봉사 등 저소득층과 노인, 영유아, 미혼모 보호시설 등 어려운 곳에 손을 선뜻 내밀고 있다. 박 회장은 “우리 약사들만 잘 먹고 잘 사는 약사회가 되지 않겠다”면서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하고, 도민의 약손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경기도약사회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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