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브리프에 의하면 유럽에는 장수기업이 많다. 200년 이상 된 가족회사가 4천개를 헤아리는데 최소 7∼8대를 넘어 생존해 있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또한, 포춘지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도 20%가량이 가족기업이라고 한다.
독일의 대표적인 장수기업은 바이에른의 귀족가문이 운영하는 ‘폰 포슁거’다. 유리제품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설립한지 400년이 넘었다. 도제식 교육을 통한 최고의 장인육성이라는 철칙을 통해 세계적 유리명가로 발돋움했다. 프랑스에도 장수기업이 있다. 포도주 명가인 ‘위겔’이다. 380년 된 회사로 100여 개의 국가로 포도주를 수출하고 있다. 위겔의 장수비결은 가족의 연대의식이 강하며 가족 간에 끊임없이 소통한다는 것이 강점이다.
아시아에서는 단연 일본이다. 200년 이상 이어온 장수기업이 3천개가 넘는다. 대표적인 장수기업은 ‘호시료칸’이다. ‘호시료칸’은 기네스북에 등록된 세계 최장수 기업이다. 1천300년 전인 718년에 설립됐다. 일본 전통의 가족주의 경영을 바탕으로 한다. 철저한 장자계승원칙과 집안 대대로 내려온 겸손의 미덕과 중장기적인 계획, 분수에 맞는 경영원칙이 경제력의 원천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업력 30년 이상의 기업을 장수기업으로 규정하고 45년 이상 된 곳을 명문장수기업의 범주에 넣는다. 기업역사가 짧은 우리나라는 창업 100년 이상 기업이 두산, 동화약품, 신한은행 등을 비롯해 8곳이다. 장수기업의 형태는 국내는 물론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도 가족기업이 대다수다. 기업의 승계여부가 기업의 생존과 직결돼 있다고 볼 수 있다.
가업을 물려주고 싶은 우리나라 중소기업 경영자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도 승계와 관련된 세금부담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가업상속 공제혜택을 받는 중소ㆍ중견기업의 업종ㆍ자산ㆍ고용유지의무 기간을 10년에서 7년으로 줄이는 등 요건을 완화한다. 업종변경 범위도 기존 한국표준산업분류 상 소분류 내에서 중분류 내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기업주들이 오래도록 기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광주시는 20년 이상 된 기업에게 향토기업인 상을 수여하고 있다. 2018년도까지 향토기업인 상을 수상한 업체는 121개다. 기업인들의 부단한 노력 없이는 장수기업이 될 수 없다. 아울러 중앙과 지방정부의 기업에 대한 끊임없는 지원정책 역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이에 광주시는 최근 경기침체에 따른 지역경제 살리기 운동을 활발하게 전개, 상당한 성과를 거양하고 있다. 관내 중소기업 우수제품 구매 촉진과 기반시설 개선사업, 근로 및 작업환경개선사업, 공장밀집지역 정비사업 등과 같은 소규모기업환경개선사업시책 추진이 그것이다. 기업하기 좋은 광주시 조성을 통해 장수기업 육성을 위한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광주시와 광주하남상공회의소가 함께 진행하고 있는 지역경쟁력 강화 정보화교육과 성공전략의 역량강화 프로그램인 CEO아카데미교육 역시 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함께 모색해 나가겠다는 취지다. 또한, 광주하남상공회의소의 주요사업인 수출지원사업, 기업경영지원사업, 국가위탁사업, 비즈니스 네트워킹사업, 기업환경개선사업 등도 기업인들이 장수할 수 있도록 연계되는 정책들이다.
우리 광주시에는 2천600여 개의 기업이 소재하고 있다. 투자는 물론 고용증대 확대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앞장서가는 기업들이 증가하기를 기대한다. 백세시대에 광주기업들도 수백년까지 장수하는 시대의 도래가 희망사항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최채석 광주하남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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