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의 열망인 ‘AGAIN 1983’은 목표가 너무 낮았었나 보다.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으로 최대의 목표를 4강으로 설정하였지만 우리 태극전사들은 기적같이 그 목표를 뛰어넘어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장하고 자랑스럽다.
예선에서는 세계 강호인 남아공, 아르헨티나를 이기고 본선에 진출했다. 본선 16강전에서 숙명의 라이벌 일본을 이기는 명승부를 만들더니 드디어 세네갈과의 8강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4강에 오르는 쾌거를 올렸다. 세네갈과의 8강전은 최고의 명승부 중에 명승부로 역사에 길이 남을 기록을 남겼다. 1983년 세계청소년선수권 시절 선배들이 달성한 멕시코 대회 4강 신화를 36년 만에 재현하며 ‘AGAIN 1983’을 달성한 것이다.
4강에서는 에콰도르마저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여기부터는 대한민국 축구의 새 역사가 만들어졌다. 우크라이나와의 결승전은 아쉽기는 하지만 후회 없는 한 판이었다. 비록 지긴 했으나 모두가 참 잘했다. 참으로 장한 대한의 젊은이들에게 감사와 찬사의 박수를 보낸다. 우승을 남겨 놓은 것은 미래에 대한 목표이자 최고로 가기 위한 사다리일 것이다. 마치 정주영 회장께서 소떼를 몰고 방북하면서 1천 마리와 1마리를 더 보내어 미래에 이어갈 목표와 꿈을 그린 것과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대회 과정 속에는 감동적인 이야기가 가득하다. 국가대표는커녕 프로선수 경험도 없는 정정용 감독은 그 누구도 하지 못한 일을 보란 듯이 해냈다. 마치 베트남의 영웅인 ‘박항서 감독’처럼 ‘정정용 매직’을 만들어 낸 것이다. 모든 선수들의 팀워크가 좋았다. 거기에는 ‘축구신동’, ‘슛돌이’, ‘막내형’이란 별명을 가진 이강인이란 출중한 선수의 역할이 컸다. 급기야는 최고 중에 최고인 ‘골든볼’ 수상자가 된 것이 이를 증명해 준다. 이제 마라도나, 메시, 루니의 뒤를 이을 세계적 예비스타가 탄생한 것이다.
이강인 선수는 “게임 시작할 때 애국가를 크게 부르면 기가 모아지고 힘이 난다. 그래서 선수들이 더 크게 부르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선수들이 힘차게 부른 애국가가 진짜 기를 준 것이다. 태극전사들이 소리 높여 부른 ‘애국가’는 그야말로 비타민을 넘은 에너지였다. 애국가가 신화를 만들었다고 믿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현대사에서 가장 감동적인 애국가는 파독 간호사와 광부들이 부른 애국가일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가 이들을 격려하러 갔다가 같이 부르던 애국가는 눈물바다가 되어 마무리하지 못했던 것이다. 감정이 북받치고 목이 메어 더 이상 부를 수가 없었던 것이다. 태극전사들에게 애국가는 참으로 경이로운 주문을 하고 신들린 듯 기적을 만들어 냈다.
우리 민족에게는 열정 DNA가 있다. 새마을운동을 통해 가난을 극복한 역사, 산업화를 통해 3만불 국가를 만든 역사, 민주화를 통해 가장 자유로운 대한민국을 만든 역사, BTS같은 아이돌이 만든 한류의 역사, 태극전사들이 만든 준우승의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 모두 열정의 DNA가 만들어 낸 것 같다. ‘축구한류’가 또 한 번 우리민족이 도약할 계기를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민족이 또 어떤 놀라운 역사를 만들어 낼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혹시 세계가 깜짝 놀랄 평화통일의 역사를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닐런지? 우리 모두 다음의 놀라운 역사를 기대해 보자.
황창영 생명평화포럼 상임대표·경기도새마을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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