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상의 모든 생물은 주어진 자연 생태계에 적응하고 그것을 이용하여 생존 번식한다. 인류도 이 생태계에서 벗어나 생존할 수 없다. 특히 인류역사도 풍부한 생태계를 최대한 이용, 발전해왔다. 그러나 자연환경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급속한 과학기술의 발전은 자연자원의 이용을 대규모로 촉진했고 한정된 자연환경을 무질서하게 이용하면서 파괴했다. 이러한 자연환경 파괴를 더욱 가속한 것은 인구증가, 도시화, 산업화, 대량생산·대량구매·대량소비(3M) 과정에서 배출된 매연, 오수, 유독가스, 유독 폐기물 등이다. 이와 같은 현상이 지속한다면 인류생존에 중대한 위협이 예상된다.
기후변화 전문가가 예측하는 인위적 요인(인간의 자연 파괴 등)에 의한 기후변화 전망은 심각하다. 지구 역사상 그리고 인간이 지구에 출현한 이래 이 같은 급격한 온난화는 흔치 않았다. 특히 현재보다 2~3℃를 넘는 온난한 기후시대를 우리는 일찍이 겪지 못했다. 앞으로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현상이 심화하면 보다 다양하고 심각한 지구환경의 물리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는 식량 등 자원 문제와 함께 사회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
기후변화 문제는 인류 문명의 지속성 여부가 걸린 인류 공동의 문제이면서 국제사회의 경제 발전이 걸린 문제다. 기후체계는 지구의 공공재라고 할 수 있으므로 국제적인 정책과 제도에 대한 합의와 이것을 각 국가 차원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노력이 잘 조화되도록 대안을 찾아야 한다.
오늘날 환경문제를 해결하고자 무엇보다 환경윤리가 중요하고 필요하다. 이것은 자연과 인간의 형평성, 세대 내의 형평성, 세대 간의 형평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자연과 인간의 형평성은 자연자원의 재생능력 범위 내에서 이용해야 함을 강조하는 것으로 공기, 물, 기타 자연자원에 대한 제한 없는 이용을 제한하는 개념이다. 이 원칙은 지속가능성이라는 원리의 기초가 되며 경제성장의 토대가 자연자원의 이용에 있는 만큼 자연자원의 고갈을 막고자 자연자원의 적절한 이용과 관리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둘째, 세대 간 형평의 원칙이다. 이것은 자연자원과 자연환경을 이용, 개발할 때 현 세대와 미래세대의 이익을 형평성 있게 고려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비록 대상 자원과 형평성의 기준 등 세대 간 형평성을 결정할 수 있는 잣대는 없지만, 자연환경이나 사회 시스템 등에 대해 각 세대는 자신이 물려받은 것보다 더 악화하지 않은 상태로 미래세대에게 자연환경을 물려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셋째, 세대 내 형평의 원칙이다. 이 원칙은 현 세대 내의 지역 간, 계층 간 격차 해소 등 현 세대의 구성원 간의 형평성이 제고돼야 한다는 것으로 빈부격차 해소, 모두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살 권리와 함께 사회적으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 등 지속가능 발전 구성요소의 모든 분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기후 및 환경 문제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오랫동안 고민하면서 해결책을 찾아야 할 중대한 과제다. 미국은 기후변화정책에 전향된 자세를 보여야 하고 우리나라도 국력에 걸맞게 기후변화정책을 체계적으로 잘 수립해 제2의 ‘노아의 홍수’ 사태를 예방해야 한다.
고문현 24대 한국헌법학회장·숭실대학교 기후변화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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