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평생교육으로 공정한 세상을 만들자

지난 3월, LA필하모닉과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이 한국을 찾아 LA필하모닉 창단 100주년 기념 월드투어의 첫 시작을 훌륭하게 해내며, 한국 클래식 마니아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은 한국에서도 친숙한 인물이다. 그는 베네수엘라 ‘엘 시스테마’가 낳은 최고 스타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빈민가 출신이었던 그는 엘 시스테마를 통해 음악가의 꿈을 키우고, 이 시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지휘자가 되었다.

엘 시스테마(El Sistema)는 베네수엘라의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무상 음악교육 프로그램이다. 미취학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며, 단순한 음악교육만을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사회 변화를 목적으로 한다. 비용 걱정을 떠나 평등한 교육을 받고, 교육을 통해 직업을 가지고, 더 나아가 건강한 시민과 사회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엘 시스테마는 저소득층 아동과 청소년에게 미래에 대한 꿈과 비전을 제시하고, 긍정적인 사회 변화를 이루어내면서 사회·경제적인 면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엘 시스테마는 심각한 소득의 양극화에 직면한 우리나라에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이제 우리나라는 부모의 사회 경제적 지위가 자녀의 학업수준을 결정하는 시대가 되었다. 경제적 부유함이 많은 교육기회를 가져오고, 사회적 주류로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을 만들어준다. 반면, 저소득층 자녀들은 오히려 그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 계층상승의 사다리 역할을 했던 교육이 사교육비 증가로 인해 그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상황이 교육복지를 통한 ‘평등한 교육출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경기도와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은 2017년부터 평생교육으로 교육격차 해소를 통한 교육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경기도 교육플랫폼 - 찾아가는 배움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31개 시·군 지역아동센터, 복지관, 도서관 등에 도민강사를 배치해 매년 19만 여명의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는 등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부모의 경제력과 상관없이 아동과 청소년에게 누구나 공평하게 누릴 수 있는 교육기회를 제공한다. 더불어, 매년 1천명의 학습형 일자리까지 창출하고 있어 도민들로부터 ‘가성비’ 좋은 정책으로 손꼽힌다.

찾아가는 배움교실은 방과 후 보충학습뿐만 아니라 창의과학, 인성 등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문화적 감수성과 상상력을 계발해 창의적인 사고능력을 키워준다. 특히 교육과정 중 하나인 세계시민교육은 공감과 배려를 지닌 세계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 지적성장, 정서적 발달, 넓은 교양, 건전한 인격 등 아동과 청소년의 역량을 골고루 발달시켜 주는 전인교육을 위한 균형 잡힌 교육이 핵심이다.

한때 온·오프라인에서 3포세대, 헬조선, 흙수저라는 단어들이 자주 언급되면서 대한민국을 부정적으로 만드는 시각들이 많았다. 그로 인해 꿈과 희망을 포기 당하던 세대에게 이제는 함께 잘 살아가는 공정한 세상을 선물할 때다.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국가와 지방정부가 먹는 것, 입는 것, 배우는 것을 해결해 평등한 출발선에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길이다.

한선재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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