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어벤져스, 멀리 있지 않습니다”

지난 4월24일 개봉한 영화 ‘어벤져스’가 누적 관객 수 1천300만 명을 훌쩍 넘기며 흥행 가도를 이어가고 있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재난과 테러 같은 초국가적 위기상황이 닥쳤을 때 초인적인 힘을 가진 히어로가 나타나 나와 가족을 지켜주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상상을 해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작은 부주의로 야기된 사건들이 얼마나 큰 재앙을 가져오는지를 심심치 않게 본다. 충북 제천 스포츠 센터화재와 강원 산불 등 사회재난을 비롯해 이상기후 현상 탓인 황사, 지진까지 대형 자연 재난이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대형 재난과, 지구촌 곳곳에서 인종과 종교, 사상적인 문제로 자행되고 있는 테러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려면 정부기관의 유기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영화 어벤져스에서도 절대적인 힘을 가진 타노스를 상대하기 위해 각기 다른 개성과 힘을 가진 슈퍼 히어로들이 상호 협력하고 서로 배려하며 2배, 3배 이상의 힘을 발휘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하지만 현실은 경찰, 소방, 군, 지자체 등 각 기관에 전문 인력과 장비가 분산돼 있기 때문에 어느 특정 기관만의 힘으로 초국가적 위기상황에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완벽하게 지켜내기는 쉽지 않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정부에서는 통합방위법을 통해 군사상황발생에는 지휘권을 군이 갖고, 테러방지법을 통해서는 국내 일반테러 상황발생시 지휘권을 경찰이, 또한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을 통해 재난상황발생시 지휘권을 소방이 행사하도록 지정하고 있다.

특히 관계기관이 서로 상호협력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두어 테러, 재난 등 국가적 위기 상황발생시 모든 국가 기능이 총력을 다해 대응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에 수원 장안구청과 수원 중부경찰서에서는 새롭게 시행되는 2019 을지 태극연습에 장안구청, 수원권역 3개 경찰서, 수원소방서, 군, 한전, KT, 장안구 보건소 등 12개 관계기관 200여 명이 참여하는 대테러 합동 훈련을 통해 관계기관이 상호 협력하고 대형 위기 상황에 공동 대응해 더욱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연합훈련을 시행할 예정이다.

대통령께서 국가적 위기 상황 발생시 모든 국가 기능이 총력 대응할 것을 주문한 결과 강원 산불발생시 전국의 소방차가 고속도로를 달려 산불확산 골든 타임 이내에 큰불을 잡아내는 장면을 뉴스를 통해 보면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뭉클한 감동을 느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것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대형 재난 및 테러 발생시 모두 총력 대응할 수 있도록, 기관, 관할, 지휘권을 따지지 않고 관계기관이 상호 이해와 협력을 통해 초국가적 위기 상황에 대처하고, 실전과 같은 합동훈련으로 위기 대응능력을 강화한다면 대한민국 국민의 마음속 어벤져스는 국가 기관이 될 것이다.

위기 속 어벤져스, 대한민국 경찰이 그 중심이 돼 대형 재난과 테러 예방, 피해 최소화에 앞장설 것을 다짐해 본다.

김희철 수원중부경찰서 경비과 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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