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원·군사 보호구역 등 규제로 산업발전 제한
지역적 한계 극복, 지속가능한 도시 경쟁력 초점
2024년까지 997억 규모 특성 살린 성장전략 수립
양평군은 877.1㎢의 면적으로 서울의 약 1.5배에 이르며 경기도에서 가장 넓은 기초자치단체다. 하지만 수도권 식수원인 남한강과 북한강이 흐르고, 군부대 밀집 지역이어서 상수원 보호구역, 군사 보호구역 등 규제지역이 군 면적의 2.5배에 달한다. 규제로 인해 양평군에는 종합병원, 대학교, 6만㎡ 이상의 산업단지가 들어올 수 없다.
이 때문에 양평에는 변변한 기업 하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한편 산업발전이 제한된 양평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청정 환경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전원도시로의 발전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양평군이 군 단위 지역 중에서는 드물게 인구증가 추세에 있는 것은 환경적 요인이 크다. 결국 늘어나는 인구와 규제로 제한된 지역의 생산력은 양평군이 가진 고민의 핵심이다.
양평군이 환경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면서도 양질의 일자리 창출하고 지역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은 문화예술, 관광, 스포츠 산업과 지식산업이다. 이에 양평군은 총 997억 원 규모의 민선7기 문화예술 분야 활성화 전략과 양평의 특성을 반영한 지역 성장 전략을 시행할 5개 중장기 균형발전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2024년까지 완료를 목표로 추진 중인 5개 균형발전 사업은 구둔 아트스테이션 건립, 양평 문화예술 상상플랫폼 구축 사업, 경기·양평 세대 공감 G 센터 건립, 양평 종합스포츠센터 건립과 양평 곤충박물관 이전 사업으로 이루어져 있다.
군은 이에 필요한 재원을 경기도 지역균형발전기금으로 조달하고자 현재 5개 사업에 총 797억 원 규모의 지역균형발전기금을 신청한 상태다.
5개 균형발전 사업은 정동균 군수 취임 후 양평의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 경쟁력을 갖추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정동균 양평군수는 “양평군이 신청한 5개 균형발전 사업은 각종 규제로 점철된 양평군이 환경을 지키며 지역발전을 이룰 수 있는 전략적인 선택이다. 모나리자를 보기 위해 전 세계 인구가 파리로 몰려드는 것을 보더라도 문화예술의 잠재력은 충분히 입증되었다. 양평군이 문화예술의 강소도시로 발전하는 것은 양평군을 위해서도, 수도권 전체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대안이다. 5개 사업을 위해 지역균형발전기금을 유치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양평군은 2023년까지 총 100억 원을 투입해 구둔역 일원을 추억과 서정성을 만끽할 ‘구둔역 아트스테이션’으로 만들어 경기 동부권 대표 관광지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구둔역은 일제강점기인 1940년에 지어진 간이역으로 중앙선 복선화 사업으로 2012년 폐역이 되었다. 옛날 기차역의 서정을 간직한 구둔역은 독특한 분위기와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6년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제296호로 지정됐다.
구둔역은 독특한 분위기와 영화 ‘건축학개론’ 촬영지라는 점, 가수 아이유의 음반 촬영지 등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젊은 연인들이 많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양평군은 철도청으로부터 구둔역과 주변 부지를 사들이고, 주변의 일신분교 야영장 등과 연계해 경기도와 양평 동부권 대표 관광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영화와 음악을 주제로 한 철도박물관을 만들고, 기차 차량에 음악감상과 연주실을 만들고, 역사를 제외한 4개의 건물에 음악센터, 영화공작소, 로컬푸드 매장, 지평막걸리 카페 등을 만들 계획이다. 필요에 따라서는 지역 예술가들과 협의를 통해 주거형 레지던시 만들어 지역 예술가들이 작품활동을 하면서 관광객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도 계획하고 있다.
또 구둔역 인근에 있는 폐교 일신분교의 야영장과 연계해 밤에도 관광객이 머물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계획이다.
양평군은 군이 조성한 구둔역 아트스테이션을 시설별로 운영능력을 갖춘 민간 기관에 위탁해 운영할 예정이다.
쇠락한 휴게소를 활용한 ‘양평 문화예술 상상플랫폼’ 조성
양평군은 기능을 잃은 국도변 휴게소를 활용해 예술가들의 창작센터와 갤러리를 만들어 쇠퇴해가는 양평 동부권의 청운면을 양평군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양평 문화예술 상상플랫폼’으로 이름 붙인 이 사업은 주변에 고속도로 신설로 이용객이 줄어든 44번 국도변 휴게소를 재활용해 양평의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사업이다.
양평군은 2022년까지 총 117억 원을 투입해 휴게소를 매입하고, 시설 보완을 거쳐 최대 20명의 예술인이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문화예술창작소를 만들고 갤러리와 야외무대 잔디마당도 조성할 계획이다. 또 휴게소 주변 흑천을 따라 수변길을 조성해 청운면 소재지와 연결할 계획이다. 또 청운면에 12개 동의 빈집을 활용해 레지던시를 조성해 입주 작가들을 모집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양평군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 중의 하나인 청운면을 문화예술 매개로 도시재생사업 수준으로 끌어올릴 이 계획은 정동균 군수의 공약사업이기도 하다.
전세대를 아우르는 성장 발전소 ‘경기·양평 세대공감 G센터’
양평군은 2024년까지 180억 원을 들여 지상 8층 지하 2층 규모의 경기·양평 세대공감 G센터(Growth:성장)를 건립하고, 이 공간을 청소년, 청년, 경력단절 여성, 중·장년을 아우르는 재능발굴, 교육, 창업의 산실로 만들 계획이다.
G센터에는 공연장, 아이디어 박람회장, 청소년 공간, 고용복지센터, 창작 스튜디오, 취업 및 창업 실습 공간이 들어설 예정이다.
교육혁신지구로 선정된 양평군은 청소년의 조기 적성발굴과 진로교육에 역점을 두고 있다. G센터는 이러한 양평군의 교육정책을 실현하는 핵심 공간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G센터는 양평군이 가진 인적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공간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고학력의 전문직 이주민을 많은 양평군이 G센터를 통해서 전문직 이주민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4차 산업의 창업을 지원하는 장소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AR, VR, 3D프린터, 드론 등 첨단 기술 소프트웨어와 장비들 구축해 교육과 창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양평종합운동장을 자연 친화적 스포츠파크로, 양평 종합체육센터 건립
양평군은 양평종합운동장에 4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수영장과 다목적 체육관을 포함한 종합체육센터를 2024년까지 건립할 계획이다.
2018년 완공된 양평종합운동장에 50m 규격의 수영장과 실내 체육관이 들어서면 양평종합운동장은 자연 친화적 스포츠파크로 거듭나게 된다.
25년 된 기존의 양평체육관은 건물 노후화와 안전성 문제로 철거하고, 그 자리는 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계획이 실현되면 양평종합운동장은 모든 스포츠 경기가 가능한 스포츠 콤플렉스로 진화하고, 체육관이 철거된 군민회관 지역은 미술관, 문화원, 평생학습센터가 주축이 된 문화예술 콤플렉스로 거듭날 가능성이 커졌다.
곤충산업을 선도할 양평 곤충박물관 이전 건립
양평군은 현재 양평군 공공하수처리시설 내에 있는 곤충박물관을 이전 건립해 야외전시실과 곤충연구소를 갖춘 생태체험형 곤충박물관으로 변신시킬 계획이다.
양평 곤충박물관은 2012년 원로 곤충학자 신유항 박사가 개인 소장품 2천462점을 양평군에 기증을 계기로 관광안내소 용도의 건물을 곤충박물관으로 용도를 변경해 개관했다.
양평군은 그동안 곤충박물관의 소장품이 3배가량 늘어났고, 3년 전부터 시작한 소똥구리 복원사업 등 연구사업의 성과로 야외 방사장을 포함한 곤충연구 시설의 확충이 필요하고, 표본 전시에서 관람객이 살아있는 곤충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전시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또 현 위치에는 하수처리시설 용량 증설 공사로 곤충박물관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양평군은 이전 신축할 곤충박물관이 전시 및 연구뿐만 아니라 양평의 곤충산업을 선도할 곤충테마관광공원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양평군 관계자는 “이번 균형발전 5개 사업에 필요한 균형발전기금을 가져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5개 균형발전사업이 공모를 통과하면 곧바로 군민 설명회를 개최해 다양한 군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겠다”라고 말했다.
양평=장세원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