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목조문화재 안전대책이 절실하다

그 모습 그대로 영원할 줄 알았던 노트르담 대성당이 무너져 버렸다. 화마는 지붕의 목구조를 태웠다. 대부분 석재로 지어졌지만 800년 이상이 된 참나무로 짜인, 그리고 건조해진 목조 대들보는 불쏘시개가 됐다.

1163년부터 182년 동안 지어 올린 대성당이자 고딕 양식의 대가로, 그 건축미나 양식에서는 900살이라는 나이테가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장관을 가진 곳이었다. 프랑스인의 무량수전이며 불국사이자 나폴레옹의 영광의 장소고, 빅토르 위고 최고 명작의 배경이자 여전히 수많은 예술작품과 황금 피에타 상이 사람들에게 마음의 평화를 주었던 곳. 불타는 역사 앞에 프랑스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며 비통했고, 세계인들은 망연자실했다.

내 고장 수원에는 화성의 부속 건물로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서장대가 화성에서 가장 높은 팔달산 정상(해발 143m)에 있는데, 이는 군사를 총지휘하는 본부로 성의 사방을 조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서장대는 화성과 함께 사적 3호로 지정돼 있고 1997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록됐으며, 조선 성곽문화의 백미이자 군사건축물의 모범으로 불린다. 그런 서장대도 지난 2006년 20대가 불을 질러 소중한 문화유산이 소실된 아픈 기억이 필자의 뇌리에 남아있다.

국가적으로 볼 때 2005년 4월 강원도 양양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사적 제495호인 낙산사에 옮겨 붙어 보물 제497호 ‘낙산사 동종’이 흔적도 없이 녹아내렸다. 또 2008년 2월에는 국보 제1호인 숭례문이 70대 남성의 어처구니없는 방화로 석축을 제외한 모든 건물이 붕괴, 소실된 적도 있다. 이와 함께 지구촌 문화유산으로는 1818년에 지어져 2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남미 최대 자연사 박물관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국립박물관이 지난해 9월 화재 탓에 잿더미로 변했다. 각종 유물 2천만 점과 동물 수집물 표본 650만 점, 식물 50만 종이 있었지만 이 중 90% 정도 소실된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재, 특히 목조문화재가 많이 소재하고 있는 경기도에서도 특단의 대책이 절실한 대목이다. 우선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시 많은 문화재를 보호할 수 있었던 것은 반출 우선순위를 정했고, 행동요령에 따른 소방관의 발 빠른 대응이었다. 그러기에 우리도 재난 등 위급 상황 시를 대비해 문화재 현황 및 반출 우선순위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화재 발생 시 소유자, 관리자, 최초 목격자의 신고 및 전파 체계를 좀 더 세밀화하고 구체화할 필요가 있으며, 문화재사업 심의 시 소방설비가 과다 설치 또는 중복 설치되는 경우도 있기에 문화재심의위원회에 소방분야 전문위원 위촉도 고려해 볼만하다.

아울러 문화재 소유자, 관리자 및 주변 사람들에게도 화재예방 홍보교육이 필요하고 문화재 돌봄사업단에서 방재시설도 점검토록 하며, 문화재를 홍보하는 영상 끝 부분에 소방관계 내용을 넣어주면 좋을 것이다. 대부분이 목조로 이뤄진 사찰은 방재시설 설치 요구가 많은데, 문어발식 콘센트 사용과 용량을 초과한 전력사용으로 누전 및 합선 우려가 항시 잔존하고 있어 스님과 사찰 관계자에게 먼지 청소와 안전을 우선적으로, 그리고 수시로 주지시켜야 한다.

문화재에 전담 소방관 배치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을 수 있기에 학교 전담 경찰관처럼 사찰에도 전담 소방관 운영과 방문객용 팸플릿 또는 사찰 주보에 소방관련 전화번호 안내 문구 기입도 생각해본다.

경기도에는 수원화성의 낙남헌, 장안문, 화령전, 용주사의 대웅보전 등 역사적 가치가 높은 목조문화재가 많다. 이런 역사적인 문화재를 잘 보존해 가치상실 없이 후손에 물려줄 수 있도록 재난 방재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역사 유적 보전에 철저한 대비태세를 재정비할 시점이다.

김봉균 경기도의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